[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노조 대의원 회의에 거물급 정치인이 오는 경우도 있네요."
지난 7일 오전 9시30분 노조 대의원 회의에 참석한 수백명의 신한카드 직원들은 행사에 앞서 잠시 술렁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위로 오르면서다.
특히 이날은 박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이다. 박 의원은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의 초대로 이날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yooksa@newspim.com |
박 의원은 이날 신한카드 노조원들에게 사무금융노조 가입을 독려했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사다. 노조 조합원만 22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서 노조가 없는 삼성, 현대카드를 제외하면 산별노조(동일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하나의 노조로 조직)가 아닌 곳은 신한카드와 롯데카드 두 곳이다. 신한금융그룹 자회사 노조 중에서도 기업별 노조인 곳인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신한카드가 산별노조 전환에 애쓰는 것은 노조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김준영 신한카드 노조위원장은 "최근 노조가 지주회사나 정부를 상대로 교섭, 투쟁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노조의 교섭력과 투쟁력, 정치·사회·경제적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선 산별노조 전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향후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가 예고돼 있다. 올해 정부는 우대수수료 적용구간을 연매출 5억원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등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 카드 수수료를 약 8000억원 규모 인하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업계 카드사(BC카드 제외) 7곳의 영업이익은 카드 수수료 인하 이후 26.6%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올해 이익목표를 전보다 크게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과의 카드수수료 협상도 난항을 겪는다. 필두에는 현대차가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일 신한, KB국민, 삼성, 롯데, 하나 등 5개 신용카드사에 이달 10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뒤, 지난 7일 비씨카드에도 이달 14일부터 계약해지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현대차가 계약해지 통보를 하지 않는 카드사는 NH농협, 씨티카드, 현대카드 뿐이다.
양측이 갈등을 빚는 것은 카드사가 지난 1일부터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원가) 재산정 결과에 따라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적격비용에 포함되는 마케팅비의 상한을 매출 구간별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일부 대형가맹점이 카드수수료 대비 과도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연매출 500억원이 넘는 대형 가맹점의 마케팅비 반영율 상한은 현행 0.55%에서 0.8%로 올랐다. 카드사들은 이를 반영해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듯 박영선 의원은 이날 대형가맹점과의 협상과 관련해서도 카드사에 힘을 실어줬다.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 수수료 조정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정의 역할에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있습니다. 저도 대기업 경영진 분들과 소통하면서 카드사 어려움 전달하겠습니다. 카드사가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위해 카드수수료를 인하한 고통을 대기업도 분담하자는 취지로 이들을 설득할까 생각합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돼야하니까요."
한편 이튿날인 8일 오전 실시된 신한카드 노조의 산별노조 전환 투표는 99명이 투표에 참가, 86.7% 찬성으로 가결됐다.
박영선 의원 역시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공식 임명됐다. 이날 청와대는 "탁월한 업무추진력과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2벤처붐 조성, 소상공인 육성・지원, 대․중소기업 상생 등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나갈 적임자"라며 박 의원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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