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NASDAQ:TSLA) 최고경영자(CEO)의 560억 달러(약 78조7640억원) 규모 급여 패키지를 복원하려던 테슬라의 소송을 기각했다. 머스크 CEO 보상안을 둘러싼 법적 논란이 지속되며 테슬라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판결이 테슬라와 머스크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델라웨어 법원은 2일(현지시간) 머스크가 56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 급여 패키지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지난 1월 케이틀린 매코믹 델라웨어주 판사가 해당 보상안을 무효화한 데 이어 나온 결정으로, 테슬라 주주들이 6월 주주총회에서 보상안을 재승인했음에도 이를 기각한 것이다.
이와 함께 1심 판결에서 승소한 원고 측이 제기한 추가 소송과 관련, 법원은 테슬라가 원고 변호사들에게 총 3억4500만 달러(약 4840억원)의 법률 비용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변호사들이 요구한 60억 달러(약 8조4230억원)보다 적은 금액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다.
머스크의 보상안은 지난 2018년 승인 당시 테슬라의 시장 가치와 매출, 수익성 등 12단계 목표를 달성할 경우 주식으로 지급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머스크가 목표 달성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해 과도한 보상을 받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주 리처드 토네타는 당시 주주들이 투표할 때 목표 달성의 용이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 1월 판결에서 머스크가 급여 패키지 협상 과정에서 부적절한 통제를 행사했고, 이사진 일부가 머스크와 개인적·재정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고 지적했다. 매코믹 판사는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종속돼 있었다"며 "이 보상은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2018년 보상 금액은 머스크의 2012년 보상 계획보다 33배나 컸다.
주주들은 이번 판결로 머스크가 테슬라를 떠나거나 인공지능(AI) 등 다른 벤처 사업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자신의 지분이 25%로 늘어나지 않으면 테슬라 외의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1월 판결 이후 자신의 X(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판사를 비판하며, 다른 기업들이 델라웨어 법원을 피하고 텍사스로 본사를 이전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를 실행한 회사는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