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정부가 올해 6배 가까이 늘린 남북경제협력 관련 예산을 지난해처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풀리지 않고 북한과 미국 관계는 빠르게 얼어붙어서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남북경협 본격 추진을 대비해서 경협기반 융자 예산을 2018년 200억원에서 올해 1197억원으로 대폭 늘려놨다. 예산 증가율은 무려 498.5%에 달한다. 이 예산은 고스란히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사업에 쓰인다.
정부는 지난해 편성한 200억원 예산을 단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남겼다. 그런데도 남북 관계 개선을 기대하며 관련 사업 예산을 크게 늘렸다. 정부가 그만큼 남북경협 본격 추진을 기대했다는 의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
북한은 미국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으로 고려한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더욱이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할 기미조차 안 보인다. 대북제재 완화는 남북경협 추진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올해 내내 이어진다면 사실상 남북경협 관련 예산 집행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 정부가 섣불리 관련 예산을 집행하면 대북제재 원칙을 어길 수 있어서다.
2019년 통일 부문 예산 주요 변동 내역 [자료=기획재정부] |
한편 통일부는 지난 1월 현재 기준으로 경협기반 융자 예산을 단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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