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유입세 증가와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앞두고 시세가 더 오르기 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와 거품 논란이 동시에 제기됐다.
6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비트코인은 전 거래일 보다 438만원(4.54%) 내린 9116만5000원에 거래됐다. 전날 오전 10시 비트코인은 9700만원선을 터치했다.
1억원까지 300만원만 남긴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9일간 38%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7000만원 초반대의 가격대에서 9700만원선까지 2700만원가량 올랐으나 하루 새 하락 전환됐다.
해외시장에서 비트코인의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6만2000달러대까지 후퇴했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10% 폭락한 6만2278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에 10조 유입… 반감기 효과
최근 비트코인이 오른 배경은 지난해 8월 법원이 금융기관들이 비트코인 관련 투자 상품을 허용하는 판결을 한 것이 가장 크다.
비트코인 ETF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사람들도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ETF가 지난 1월 처음 출시된 뒤 약 75억 달러(약 10조원)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또 다른 비트코인 상승 요인 하나는 '4월 반감기'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말한다.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에는 긍정적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의 리서치 책임자 클래라 메덜리도 비트코인 신기록 경신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비트코인의 경이로운 반등능력과 큰 시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가치를) 보존하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넥소(Nexo)의 안토니 트렌체프 공동창립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조정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2만달러(1억6002만원) 근처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정 이후에도 상승 관점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리적 이정표 넘어"vs"공급량 줄어 매도세 발생"
비트코인 시세가 오를 것이란 기대만큼 거품 논란도 꾸준히 제기된다. 비트코인 가격에 반감기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상승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JP모건은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통해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이 4만2000달러(5600만원)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어들면서 비트코인의 생산 비용이 크게 상승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JP모건 소속 애널리스트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로는 "반감기 도래 후 채굴자 보상은 기존 블록당 6.25비트코인에서 3.125 비트코인으로 줄어든다"며 "채굴자의 채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비트코인 생산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비트코인 생산 비용 상승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현재 글로벌 평균 2만6500달러로 추산되는 비트코인 생산 비용은 5만3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줄어 채굴자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다량의 비트코인의 매도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ETF 상품을 운영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등 거시경제 영향에 ETF 상품 운용 전략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6∼7일 미 하원과 상원에 차례로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해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뱅크의 하세가와 유야 연구원은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아주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지만, 시장이 경계심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이 흐름이 지속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조심스럽게 3월을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