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의 공장 가동률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휴업까지 선언했지만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유일의 원자로 주기기 제작업체인 두산중공업을 살리지 않으면 한국 원전 산업의 미래가 무너질 것이란 호소가 나왔다. 두산중공업 부도를 막고 원전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당장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수 2만여명으로 구성된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는 19일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당장 재개하라’는 보고서에서 “지난 40여년간 축적해온 원전 산업 기술이 두산중공업의 휴업 결정과 함께 침몰할 위기”라며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지 않으면 한국 대표 기업과 2000여개 협력사들의 기술력이 증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960~1970년대 중화학 공업 육성을 기치로 성장한 한국중공업의 후신이다. 당시 총 3810억원이 투입돼 바다를 매립한 부지에 공장이 설립됐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1만7000t급 단조프레스, 지붕이 있는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터빈 공장, 국내 유일의 원자로 공장 등 기록을 갖고 있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터빈발전기용 로터샤프트, 원자력여자시스템 등 원자력 분야에서만 4개의 세계 1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함께 원자로 냉각재펌프, 원전계측제어설비 등의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두산중공업은 미국 신규 원전인 보글 3,4호기 등에 원전 주기기를 납품하고 있다. 세코야 1,2호기 및 와츠바 1,2호기의 교체 부품도 납품 중이다. 보고서는 “두산중공업은 원전의 주요 부품을 모두 자체 제작해 공급할 수 있을 만큼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다”며 "그런데도 (외부 요인에 의해) 휴업과 함께 침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창 건설 절차를 밟던 신한울 3,4호기를 탈원전 정책 시행 직후 중단한 것은 기업 입장에선 전혀 예측할 수 없던 변수였다”며 "총 10조원의 매출이 줄어들고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보고서는 “원전부품 중소업체들이 신한울 3,4호기를 살려달라는 요청을 청와대에 보냈으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원전산업정책과장 명의로 싸늘하게 불가 통보를 했다”며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업이 편향된 정치 이념에 따라 무너져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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