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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뒤 밥상서 감자·토마토·얼갈이배추 못 볼 수 있습니다"

입력: 2021- 01- 15- 오전 02:20
© Reuters.  "두 달 뒤 밥상서 감자·토마토·얼갈이배추 못 볼 수 있습니다"

밥상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감자 고구마 오이 호박 배추 양파 등 국내 거래량 상위 22개 품목의 가격은 전월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당근, 배추, 토마토를 제외한 19개 품목이 모두 올랐다.

지난 13일 농산물 가격 동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3개월 만에 최고인 169.85를 기록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팜에어한경의 인공지능(AI)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올 3월까지는 농산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감자 가격은 현재보다 39%, 방울토마토는 97%, 얼갈이배추는 30%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팜에어한경 AI 시스템은 계절적 요인과 기상 예측, 작황, 수출입 동향 등의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농작물의 미래 가격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지난해 파종과 수확 망쳐겨울은 농산물 평균 가격이 원래 높은 계절이다. 올겨울에 유난히 평년보다 높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2020년 이상기후로 저장성 작물이 큰 피해를 본 데다 하우스 재배 품목들은 최근 한파와 폭설로 냉해를 입었다.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인 마늘(112%), 양파(100%), 대파(83%) 가격이 전월 대비 급격히 뛰었다. 폭설과 한파가 이어진 탓에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주요 엽채류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추와 얼갈이배추, 호박은 전월 대비 가격이 50% 이상 상승했다. 부추, 깻잎은 각각 38%, 30%, 풋고추는 38%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사는 봄 파종 시기와 여름, 가을 수확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에는 이상기후가 한반도를 뒤덮었다. 4월 초까지 이어진 추위로 냉해를 입어 파종을 망쳤다. 여름에 내린 비는 9월까지 이어지며 수확기 피해를 키웠다. 감자와 양파, 사과, 고구마 등 저장했다 먹는 주요 채소들은 상품 가치가 떨어지고 출하량이 줄었다.

감자는 1월 평균 가격이 ㎏당 1179원으로 전년(838원)보다 40.6% 비싸다. 팜에어한경 AI 시스템은 감자 가격이 3월 말까지 지금보다 39%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kg당 3679원인 방울토마토 가격은 3월 말까지 7000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여름에 수확해 1년을 먹는 양파 가격은 지난해 이상기후가 겨울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여름 수확기까지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파와 폭설에 하우스 작물도 폭등하우스에서 재배하는 토마토, 방울토마토, 풋고추, 대파, 양상추, 양배추 가격도 일제히 오름세다. AI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이들 작물은 앞으로 2개월 동안 현재보다 20% 안팎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 3월 31일께 내려갈 전망이다.

전남, 충남, 경기 지역이 주산지인 작물들은 한파와 폭설 피해가 심각했다. 충남 논산과 경기 이천이 전체 주산지의 34%를 차지하는 상추 가격은 전주보다 51%, 전년 동월보다 48% 오른 kg당 4559원이다. 충북 진천과 이천에서 50% 이상 생산되는 깻잎 가격은 8860원으로 전월보다 30%, 전년 동월보다 48% 올랐다.

외식과 급식 시장은 축소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소매 시장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쌀 가격은 20㎏ 상품 기준 5만9870원으로 지난해보다 16% 상승했다. 장마와 태풍 등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지만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게 원인이다. 도매가격도 10~20%가량 상승했다.

소, 돼지는 물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과 오리, 계란 소매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삼겹살 600g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상승했다. 계란 가격도 산란계 살처분이 늘어나면서 소폭 상승세다. 통계청 기준으로 지난달 농산물은 6.4%, 축산물은 7.3%, 수산물은 6.4% 올랐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 상승률이 10%로 가장 높았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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