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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韓 재벌개혁의 표적이 된 현대차그룹

입력: 2017- 08- 22- 오전 07:57
© Reuters.  (칼럼) 韓 재벌개혁의 표적이 된 현대차그룹

홍콩, 8월22일 (로이터/브레이킹뷰스) -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 개혁 추진자들의 표적이 됐다. 한국의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자동차와 철강 등을 제조하는 현대차그룹의 복잡성과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거대한 몸집과 변화에 대한 저항이 현대를 손쉬운 표적으로 만들었다. 투자자들이 이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개혁 표적이 되면서 신속한 개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사이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면서 '심각한 지배구조 리스크'(big governance risk)를 키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총수일가에 지배력이 집중되는 한국의 재벌 기업 가운데 하나다.

재벌 개혁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현대차그룹에 일침을 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을 가진 김 위원장이 가세하면서 재벌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경론에 힘이 실리게 됐다.

김 위원장의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 자동차, 금융, 조선 등을 거느리는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가 총수일가의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몇 안되는 재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정몽구 회장과 그의 아들이 보유한 현대차 지분은 7.5%에 불과하지만 340억달러의 왕국을 지배하기에 충분하다.

LG와 SK 등 다른 대기업들이 최근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움직임을 보인 반면 현대차그룹은 유독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현대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과거의 지배구조를 고집하는 재벌 기업은 삼성인데, 현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12년 형을 구형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은 삼성에 대한 추가 압박이 가해질 것 같지 않다.

순환출자에 의존하는 과거 방식은 재벌 일가가 아닌 다른 주주에게 불이익을 초래하고, 기업의 지분이 총수일가를 중심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이들이 계열사보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할 리스크를 키운다. 실제로 이것이 한국 기업의 주가가 선진국 기업의 주가보다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다. 데이터스트림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에도 추정 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와 부품 생산업체보다 낮은 편이다.

김 위원장은 이미 열린 문을 더 활짝 개방할 수도 있다. 최근 시장은 정몽구 회장이 그의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면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할 것이라는 확신을 키워왔다. 지금 복잡한 지분구조를 해소해야 앞으로 곤란한 상황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시장이 한 방향으로 재벌 개혁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 본 칼럼은 로빈 막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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