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유럽 스톡스600지수 0.3% 하락 마감...4거래일만에 후퇴
* 금융/광산/방산주가 강세 주도, 그러나 유틸리티주 하락이 부담
* 네덜란드 보험사 아혼, 실적 공개 후 랠리
밀라노/런던, 11월11일 (로이터) - 유럽증시는 10일(현지시간)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과 광산, 방산주 등이 호조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 지출 확대 전망이 주요국 국채 수익률을 지지하면서 유틸리티주의 하락 부담을 더욱 크게 받았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 .STOXX 는 0.27% 내린 338.88에 장을 닫았다. 4거래일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이 지수는 초반에는 은행, 광산주의 랠리로 2주래 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증시가 강보합 마감했을 뿐 대부분의 주요국 증시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영국 FTSE100지수는 1.21% 내린 6827.98, 독일 DAX지수는 0.15% 밀린 1만630.12, 프랑스 CAC40지수는 0.28% 빠진 4530.95를 기록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1.63%, 포르투갈 PSI20지수는 1.74% 후퇴했다. 반면 이탈리아 MIB지수는 0.03% 상승했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경우 초저금리에 따른 마진 압력이 완화되며 금융주가 수혜를 입지만,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가의 하락은 유틸리티주 같은 배당주의 매력을 약화시킨다.
라이언트러스트 자산운용의 유럽 부문 책임자인 올리 러스는 "트럼프의 정책 플랫폼은 법인세와 규제 완화, 광대한 인프라 투자, 대규모 적자 재정 등의 측면에서 꽤나 경기 부양적이다. 이 모든 것이 채권 시장에는 악재, 증시에는 매우 희소식으로 여겨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매력이 떨어지는 통신, 유틸리티 등 비싼 방어주에 다소 의구심이 들며, 저렴한 금융주로의 시장 전환 리스크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과 유로존 국채 수익률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추가적인 재정 지출 계획 등이 인플레이션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급등세를 펼쳤다.
유럽증시의 유틸리티업종지수 .SX6P 는 거의 4% 급락하며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네덜란드의 보험사 아혼(Aegon)이 예상을 웃돈 실적 업데이트로 13% 폭등하며 금융주의 강세를 주도했다. 유럽의 보험업종지수 .SXIP 는 2.9%, 금융업종지수 .SX7P 는 2.3% 각각 전진했다.
우니크레디트의 크리스천 스톡커 전략가는 금융업종이 미국의 규제 완화 전망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달 금리인상 전망에도 추가 지지받았다고 말했다.
유럽증시의 광산업종지수 .SXPP 도 2% 전진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확대 전망에 지지받은 건설·자재지수 .SXOP 는 장중 2007년 이후 고점에 오른 뒤 0.4% 반락했다.
방산업종지수 .SXPARO 는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이 국방비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3% 급등했다.
프랑스의 미디어그룹 비방디는 기대 이상의 3분기 기본 영업순익에 지지받으며 8.9% 급등했다.
반면 남아공의 최대 영리 병원그룹인 메드클리닉 인터내셔널은 중동지역에서의 취약한 영업 부담에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15%나 폭락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