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민영 기자] 미국 경제가 트럼프 2기를 맞이한 가운데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요가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KB증권에 따르면, 11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69% 증가했다. 시장 예상 0.5%를 웃돌았지만 LSEG가 집계한 전망치의 상단은 1.0%였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연말 소비시즌의 소매판매는 11~12월을 합해서 보는 게 일반적이라서, 이 시기에는 전망치의 범위가 다소 넓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 (CPI)로 조정한 실질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7% 증가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직후인 2020년 중반부터 2021년 초까지 정부가 가계에 대규모의 재정지원을 하면서 실질 소매판매가 급증했고 이후부터는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는 주로 상품 수요를 보여주는데, 대규모의 내구재 수요가 일시에 채워지고 나서 수요가 약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재정지원을 받아서 쌓아 놓은 초과저축이 소진됐다는 평가 속에 소비가 줄어들 거라고 시장은 걱정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 실질 소매판매는 반등하기 시작했다.
김일혁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진행되면서 내구재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게 확인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와 부품 소매판매가 최근 들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1월 자동차와 부품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63% 늘었으며, 전자제품과 가구, 인테리어 등 다른 내구재들의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증가했다.
김일혁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때와는 다른 2기 정부의 전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선거 이후부터는 차기 정부에서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내구재 수요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단기 금리가 낮아지면서 내구재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가 선거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김 연구원은 "선거 이후에 관세율이 대폭 올라간다면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상품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했다.
그런 점에서 관세율이 정말 크게 오를 지가 관건인데, 트럼프 2기 정부 초반부터 관세율이 대폭 인상될 확률은 낮다는 판단이다.
이어 "관세 부과 우려로 높아진 내구재 수요가 관세율 인상으로 꺾일 가능성보다는, 기준금리 인하로 높아진 내구재 수요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