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이틀 연속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28일 오전 8시부터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 주가가 '한국조선해양' 출범 기대에 상승하고 있다. 이날 현대중공업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법인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을 위한 절차로, 합병 후 사업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오전 11시25분 현재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2000원(1.73%) 오른 1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상승폭을 키웠다.
이날 주총은 노조와 회사가 대치를 벌이면서 장소까지 한 차례 옮겼다. 이날 노조는 당초 주주총회 장소였던 울산 한마음회관 앞을 점거했다. 노조원 2000여명이 오토바이 1000대로 주총장을 봉쇄하면서 주주 감사인 변호사, 주주 등 500여명은 주총장 진입에 실패했다.
이에 회사 측은 오전 10시30분께 주총장을 울산대 체육관으로 변경했다. 주총 개최 시간도 11시10분으로 옮겼다. 상법상 주주총회 소집을 위해선 2주 전 사전 통지를 해야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주주총회 진행이 불가능할 경우 주주들에게 충분히 알리고 변경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면 당일 변경도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주총 승인으로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와 조선 특수선 해양플랜트 엔진 기계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로 나뉜다. 존속 법인 중간지주사 사명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바뀌며 신설 자회사 사명은 현대중공업이 된다. 한국조선해양의 본사는 서울 계동 현대사옥이 되며, 자회사들의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기능을 통합한 기술 중심회사로 운영하게 된다.
이번 분할은 현대중공업이 산업은행과 체결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사전 절차다.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한국조선해양에 현물로 출자해 2대 주주가 된다.
한국조선해양의 출범으로 그룹 재무 위험도는 줄어들고 사업 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승인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출범, 자회사로 현대중공업 100%, 현대미포조선 42%, 현대삼호중공업 81%와 기타 회사 등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며 "총부채는 1668억원으로 별도 부채비율은 1.5%에 불과하며, 그룹 재무 위험은 감소하고 사업 안정성은 높아지겠다"고 평가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선박 발주량이 회복하는 구간에서 글로벌 1위 업체로 할증 부여가 가능하다"며 "대우조선해양과 합병 시 세계 1위 조선소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달부터는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 조선 수주잔고는 1996년 이래 최저치 수준으로, 앞으로 인도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5대 선종(LNG LPG 탱커 PC선 등)의 2021년 인도량은 내년을 기준으로 42%, 2022년은 89%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벌크선 수주잔량에 달렸다. 현재 현대중공업 수주잔고는 141척으로, 이중 LNG선과 탱커선이 각각 35척, 컨테이너선 32척, 벌크선 20척으로 구성돼 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벌크선 수주잔량을 매우 공격적으로 늘려야만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올해 0.19%, 2020년 1.76%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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