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가 커지면서 16일 코스피지수가 50포인트 가까이 뛰며 2년6개월 만에 2500선 고지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약 2년 만에 달러당 1100원대로 내렸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2년6개월 만에 2500선을 넘어섰다. 사상 최고치까지 60포인트 남겨두고 있다. 주가뿐만이 아니다. 상장사들의 내년 영업이익도 기존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전차(電車)군단’은 물론 화학 조선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이 ‘코로나 악재’를 딛고 일제히 내년에 ‘상승 사이클’을 맞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코스피지수는 16일 1.97% 오른 2543.03에 마감됐다. 2500선을 넘은 것은 2018년 5월 이후 2년6개월여 만이다. 이날 종가에서 2.17%만 오르면 코스피지수 사상 최고점(종가 기준 2598.19)을 넘어서게 된다. 외국인이 8일째 순매수를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4.91%, SK하이닉스는 9.25% 올랐다.
반도체 외에 조선주가 급등했고, 자동차 관련주도 강세를 이어갔다. 핵심 제조업체의 주가가 돌아가며 오르는 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순환을 뒷받침하는 요인은 한국 핵심 기업의 내년 실적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80조9259억원에 달했다. 역대 가장 많은 이익을 냈던 2018년(177조5323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반도체업체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데다 자동차 화학 조선업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덕이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내년 영업이익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슈퍼사이클’을 맞이한 화학업종(8조541억원)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시간 바닥을 다진 조선업체들도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외부적 요인인 환율은 이날도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6원30전 내린 달러당 1109원30전에 마감했다. 2018년 12월 4일(1105원30전) 후 최저치다. 환율은 장중에 달러당 1105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반도체 투톱 날고 차·화·선 질주…"상장사 내년 역대급 이익 낸다"
삼성전자 (KS:005930) 4.9%·하이닉스 9.2%↑…D램 품귀 전망에 외인 폭풍매수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불과 20일 전만 해도 낙관보다는 비관이 우세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 코로나19, 주식 양도세 강화 등이 악재였다. 악재가 걷히자 주가가 급등하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그 근거 가운데 하나가 내년 한국 기업들이 낼 실적이다. 반도체뿐 아니라 화학 조선 자동차 등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력산업이 모두 상승 사이클에 올라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기업 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시 시작된 반도체 랠리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276개)의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총 180조9259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역대 최고 이익을 낸 2018년 177조5323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잘 견뎌낸 올해(121조9162억원)보다 38.1%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날 삼성전자 하이닉스 한국조선해양 등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투자자가 내년 전망을 밝게 베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91%, 9.25% 올랐다. 반도체는 반등 사이클에 올라탈 것이란 전망이다. 바닥을 기던 D램 가격이 내년 1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한다는 얘기다. 그 대표적 수혜 종목인 SK하이닉스의 내년 D램 부문 영업이익은 8조6040억원으로, 올해(5조7700억원)보다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KB증권은 전망했다. 3년 만에 도래하는 서버 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D램 품귀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D램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제2의 차화정 오나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낸 2018년엔 ‘반도체 기업’들이 나홀로 독주했다. 하지만 내년은 다르다. 전자 외 자동차, 화학, 조선 등이 뒤를 받칠 전망이다.
과거 외국인들이 ‘사자 행진’을 할 때마다 크게 오른 화학업종은 내년 ‘역대급 사이클’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료(원유) 가격이 낮아진 상태에서 화학 제품이 코로나 특수를 맞아 불티나게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화학 관련 업체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541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금호석유, 롯데케미칼, LG화학 (KS:051910), 효성티앤씨 등의 화학주들이 ‘차화정’ 랠리 이상의 호황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손소독제, 위생장갑 수요가 폭발한 데다 택배, 음식배달이 급증하면서 포장재 사용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 자동차 경기가 살아난 것도 화학업체에는 호재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화학업체가 차화정 랠리 당시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의 나비효과로 관련 제품 재고가 소진돼 공장가동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車·船 살아나니 철강주도 꿈틀자동차, 조선 업황이 좋아지면 철강업체까지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자동차 내년 영업이익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신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내수는 물론 글로벌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 현대 제네시스는 내수시장, 전기차는 유럽시장에서 좋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며 “내년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친환경 신차 아이오닉5가 G2(미국, 중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룬다면 제2의 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닥을 기던 조선업체도 발주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조선업체의 내년 영업이익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각각 7.15%, 10.19% 급등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8.06% 뛰었다.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내년 세계 선박 발주량 예상 규모는 773척 수준으로, 올해 예상 발주량(585척)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주도 반등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날 3.44% 오른 3만31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에 올라섰다.
박재원/박의명/전범진/김익환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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