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최근 편의점 업계의 근접출점 제한 규제가 18년 만에 부활하면서 커피·치킨 등 포화한 외식업계에서도 출점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입법기관이나 전문가들은 외식업종의 출점 거리를 법적 규제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강제적인 출점 제한보다는 상생을 통한 자율적 규제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30일 국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소상공인 요청을 받아들여 스타벅스 출점 문제 등을 논의했던 일부 의원실은 현재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특히 김규환 의원실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이 문제와 관련해 스타벅스 이석구 대표의 증인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상생안 제출을 약속하면서 국감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 "스타벅스만 규제하긴 힘들어.. 자발적 상생이 최선"
서울 신촌역 부근의 한 카페(참고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의원실 관계자는 "직영점 운영 방식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사례는 스타벅스 외에 찾기 어렵기 때문에 스타벅스만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건의사항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양측이 조율해 자발적 상생을 이루도록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 측은 매장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로 큰 대로변이나 대형 건물을 중심으로 입점하고 있기 때문에 골목상권 침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중저가 커피 브랜드와 상권이 겹친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
다만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스타벅스는 소상공인 상생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창립기념일이 있는 7월쯤에 상생안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 '사업 영역 보호' 근거 마련한 소상공인기본법 발의 주목
외식업 등 소상공인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은 있다. 지난해 7월 김명연 의원은 소상공인에 대해 새로운 정책대상으로 법적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고, 소상공인의 사업 영역을 보호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현행법과 구분되는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 교촌치킨 연남점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참고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하지만 사업권 보호나 출점 규제를 위해 통과된 건은 아직 없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편의점 출점 규제가 도입되면서 경쟁이 심화된 치킨·커피·제빵 등 프랜차이즈 출점에도 제한을 촉구하고 있다.
제빵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 A씨는 "건너편이나 바로 옆 매장에 동일 품목의 경쟁사가 들어오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출점 경쟁을 통한 출혈은 편의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미 자율적으로 출점 거리를 제한하거나, 출점 규제가 적용되는 업종이 있다고 반박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일부 본사는 이미 일정 거리 이내에 추가 출점을 자체적으로 제한하는 등 자발적으로 점주 수익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들의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고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