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유럽지수, 8년래 최대 일일 낙폭 기록
*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英 은행주 최대 20% 폭락
* 伊/西 증시 상대적인 약세...사상 최대 일일 낙폭
* 유럽증시에서 6500억유로 허공으로 증발
밀라노/런던, 6월27일 (로이터) - 유럽증시는 24일(현지시간) 영국인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은행주 주도로 급락했다.
파운드화는 31년래 저점을 작성했고, 유럽증시에서는 무려 6500억유로(미화 7260억달러) 가치가 허공으로 증발했다.
영국의 EU 잔류 기대감 속에 전일까지 닷새 연속 랠리를 전개해왔던 만큼 더욱 큰 충격에 휩싸인 시장의 급격한 매도세에 유럽증시는 주간 기준으로도 4주 연속으로 후퇴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퍼스트300지수 .FTEU3 는 6.65% 내린 1269.50으로 장을 접었다. 보다 광범위한 스톡스600지수 .STOXX 도 7.03% 밀린 321.98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3.15% 내린 6138.69, 독일 DAX지수는 6.82% 밀린 9557.16, 프랑스 CAC40지수는 8.04% 빠진 4106.73을 기록했다. 이중 영 국 FTSE100지수는 장중 한때 8.7%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폭이 확대되기도 했지만 후장 들어 낙폭을 상당 부분 좁혔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12.35%, 이탈리아 MIB지수는 12.48% 후퇴했다. 두 지수는 사상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포르투갈 PSI20지수는 6.99% 내렸다.
전문가들은 충격적인 영국의 투표 결과에 유럽증시가 차후 수 개 분기 동안 크게 동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브렉시트 결정은 영국과 유럽의 경제 전망을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의 불안한 정세 우려를 재점화했다는 평가다. 스페인이 일요일(26일) 재총선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이탈리아가 시장이 지켜봐야할 다음 리스크라고 지목했다.
영국의 위상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투표자들의 약 2/3가 EU 잔류를 지지했던 스코틀랜드의 지도자들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새로운 국민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안틸리아 캐피탈 파트너스의 안드레아 쿠투리는 "EU는 포퓰리즘의 출현을 예방하기 위해 빠른 대처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한 뒤 "밀라노와 마 드리드 증시가 오늘 최악이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며 다가온 스페인 재총선, 이탈리아 정부의 지방선거 패배와 은행권의 문제 등을 주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 고조는 국채 수익률을 압박할 수 있다. 이는 국채 비중이 놓은 이탈리아, 스페인 은행권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이날 유럽증시의 은행업종지수 .SX7P 는 14.5% 하락하며 주요 업종 중 가장 부진했다. 브렉시트로 인해 이미 저성장에 고전하고 있는주변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은행주에 팔자 주문이 속출했다.
영국 비중이 높은 스페인 은행 산탄데르의 주가는 19%나 밀렸다. 또 이탈리아의 유니크레디트와 인테사 상파울로 등은 23%씩 폭락했다.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로이드뱅크 등은 17%~20% 추락했다.
은행주 다음으로는 보험주 .SXIP 가 11.3%, 자동차주 .SXAP 가 8.7% 하락하며 저조했다.
반면 런던 기반의 랜드골드(+14%)와 프레스닐로(+11.8%) 등 광산주는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투자자들의 행렬이 더욱 길어질 것이란 전망에 랠리를 펼치며 영국 증시가 낙폭을 좁히는 데 일조했다.
(편집 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