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대구 제이미주병원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총 133명으로 집계되면서 의료기관 내 첫 대규모 감염사례였던 경북 청도 대남병원(120명)을 넘어섰다. 요양병원과 더불어 의료 취약계층으로 꼽히는 정신병동에서 속수무책으로 퍼지는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정확한 감염원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대구 제이미주 관련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133명이다. 정신병원 폐쇄병동이었던 경북 청도 대남병원과 관련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120명이다.
코로나19 확진진단 검사[사진=뉴스핌DB] |
정신병원의 집단 감염 규모가 큰 이유는 밀접 접촉이 많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병동 입원 환자들은 공동 생활 공간에서 24시간 같이 지낸다. 환자들은 함께 식사하고 그룹치료 프로그램이 많아 밀접 접촉 빈도가 높다. 정신과 증상과 신체증상을 혼돈해 조기진단 조기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홍나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는 "정신병동은 한번 감염원이 진입하면 퍼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면서 "식사를 같이 하고 1대 1 치료 뿐 아니라 1대 다 치료가 많아 밀접 접촉이 많다"라고 말했다.
일부 정신과보호병동은 환자가 투신하지 못하도록 창문이나 출입구를 닫아두고 있어 자연환기가 어렵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정신병원 폐쇄병동이 특수한 성격이 있고 정신과 보호병동에서는 호흡기 질환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면서 "정신병동은 호흡기 질환 감염균이 일단 들어오게 되면 전파력이 더 클 수있다"라고 말했다.
◆ 외부 감염원 진입 막아야
정신병원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감염원의 진입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신병동의 경우 치료나 면회 등을 제외하면 외부인과의 접촉이 제한적이다.
대구 제이미주병원은 91명이 집단 감염이 발생했던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어 전파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실요양병원의 유행이 제이미주병원으로 확산된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실요양병원의 코로나19 첫 환자는 4층을 담당하는 의료기관 종사자로 확인됐다.
따라서 정신병동과 요양기관 등 고위험군이 많은 요양시설 내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종사자를 비롯해 밀접 접촉할 수 있는 대상자들에 대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대실요양병원에서 유행한 이후에 제이미주병원에 밀접한 접촉 등으로 전파됐을 것인데 CCTV를 살펴보면서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라면서 "아쉬운 점은 대실요양병원 종사자가 첫 증상이 발현된 시점은 지난 2일이었으나 18일에 확진됐다"라고 지적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취약한 분들이 있는 정신병원, 요양병원, 사회복지시설은 종사자들이 몸에 이상이 있거나 증상이 나타나면 업무를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피해를 막는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의료기관 종사자, 면회자 외에 새로운 입원 환자가 감염원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신병원 입원 조치에 대해서도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중이다.
홍나래 홍보이사는 "본인이 어디에서 누구를 만났는지 명확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응급으로 입원할 경우 환자의 감염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라며 "이런 분들의 입원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코로나 유증상자로 취급하고 검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입원하고 있는데 좀 더 순조롭게 입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부와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