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눌려 있던 현대백화점그룹주가 반등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한섬, 현대홈쇼핑 등 계열사 실적이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오랜 기간 조정을 통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백화점·홈쇼핑 실적, 4분기부터 돌아설 것
내수 침체와 면세점 비용 증가로 하향세를 이어가던 현대백화점 주가는 지난 8월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다.
장중 6만71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7만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다. 4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등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현대백화점의 영업이익은 10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4분기 이후 연속 4분기 동안 영업이익이 감소하던 데서 돌아서는 것이다.
백화점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사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면세점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면세점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출이 꾸준히 늘어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전망은 더 밝다. 신규출점 등 외형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0년 대전과 남양주에 아울렛 개점이 예정돼 있다”며 “백화점 부분 실적은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소비자심리가 돌아선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4.4포인트 올랐다. 백화점 매출과 직결되는 의류비 지출 전망 또한 96.0으로 전달보다 3.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주가는 최근 반등에도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4배에 불과하다.
현대홈쇼핑 역시 4분기부터 반등이 기대된다. 3분기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꼽혔던 케이블 TV 송출 수수료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송출 수수료 인상률은 3%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하향 안정화됐다”고 평가했다.
홈쇼핑 취급액(판매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달부터 시작된 창립 18주년 행사 편성의 반응이 좋아 취급액이 의미 있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 현대홈쇼핑의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6.5배로 업종 평균(16.4배)보다 낮다.
한섬, 브랜드 정리 효과 기대
패션기업 한섬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내수 위축에도 보유한 브랜드의 경쟁력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수익성이 높은 온라인 쇼핑몰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섬 온라인몰의 영업이익은 약 11%에 달한다. 지난 3분기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해 재고 부담을 던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을 기점으로 타임, 마인 등 고가 여성복 브랜드 매출이 개선되고 있다”며 “구조적인 개편에 따른 이익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국 진출, 모바일 플랫폼 등으로 유통 채널 확대, 고객 연령층 다양화 등을 꾀하는 것도 장기 성장성에 긍정적이라고 안 연구원은 분석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섬의 12개월 선행 기준 PER은 8.1배로 업종 평균(63.9배)을 크게 밑돈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대그린푸드는 본업 성장에도 불구하고 리바트, 에버다임 등 자회사 부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내 건설경기 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하지만 핵심사업인 푸드서비스, 식재 부분의 실적이 견조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 투자 확대를 약속한 것도 긍정적이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완공 예정인 스마트푸드센터를 통해 식품 제조능력이 강화되고 장기 성장성이 확보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현대기아차 등 주요 그룹사의 단체 급식 가격이 올라가고 그룹사 외의 거래처가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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