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먼데이 세일: 최대 60% 할인 InvestingPro지금 구독하기

[조재길의 경제산책] 회계사 공채에 지원자 '0'…"그래도 공기업인데…"

입력: 2019- 09- 30- 오후 06:59
© Reuters.

신외부감사법 시행과 관련해 대한회계학회가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있다. 최근 들어 회계사들의 몸값이 ‘금값’이 되고 있다. 사진=한경DB

강원 원주혁신도시의 한 공기업이 최근 공인회계사(CPA)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한 상태에서, 원주는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죠.

얼마 전에는 더 어이없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사내 회계사 중 3명이 한꺼번에 퇴사한 겁니다. 해외 거래가 많아 반드시 회계 전문가들이 필요한 곳입니다. 평소 10명 정도 사내 회계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3명밖에 남지 않았다는군요.

이 회사는 기존 직원들과 같은 급여 체계를 적용할 경우 회계사들이 이탈할 것 같아 이미 ‘전문계약직’ 형태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연봉을 더 높여주기 위해서죠. 그런데도 잇따라 회사를 떠나거나 신규 채용 응시자가 없는 겁니다.

이 기업이 재무 문제를 안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정부가 대주주인 공기업입니다.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이 회사가 ‘회계사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는 건, 사실 요즘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회계사 몸값이 ‘금값’이 된 겁니다. 회계법인의 4~5년차 젊은 회계사들 연봉은 수당을 합칠 경우 1억원에 육박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주된 원인은 새로 시행한 외부감사법 및 주기적 감사일 지정제입니다. 올해가 시행 첫 해이죠. 일정한 회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기업들이 강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기업마다 회계 전문인력 강화에 나섰고, 회계법인에도 일감이 몰리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도 중요한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회계처리 방식이 임원 거취는 물론 기업 흥망을 좌우할 정도라는 게 확인됐으니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계사 위상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만년 ‘을(乙)’의 입장인데다 ‘영업’을 뛰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게 주요 배경입니다. 서울대 학생들의 관심도 낮아지면서 서울대 출신 합격자 수가 전국 대학 중 간신히 10위권을 유지할 정도였지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건 회계 투명성을 강조하는 기류 때문입니다. 지방 공기업의 회계사 구인난에서 잘 드러나듯, 향후 몇 년간은 ‘회계사 특수’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소재·부품 급하다고 10개월 내 국산...

주기적 지정제 앞둔 기업감사, 4대 회계법인이 절반넘게 '독식'

유류세 환원 뒤 국제유가 급등…난감한 정부

세금으로도 막지 못한 한전 적자

공공기관 '낙하산'의 어떤 배임 논란

원전은 1급 보안시설인데…"직접 점검하...

최신 의견

리스크 고지: 금융 상품 및/또는 가상화폐 거래는 투자액의 일부 또는 전체를 상실할 수 있는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며, 모든 투자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화폐 가격은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높고 금융, 규제 또는 정치적 이벤트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진 거래로 인해 금융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융 상품 또는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기에 앞서 금융시장 거래와 관련된 리스크 및 비용에 대해 완전히 숙지하고, 자신의 투자 목표, 경험 수준, 위험성향을 신중하게 고려하며,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데이터가 반드시 정확하거나 실시간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본 웹사이트의 데이터 및 가격은 시장이나 거래소가 아닌 투자전문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을 수도 있으므로, 가격이 정확하지 않고 시장의 실제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즉, 가격은 지표일 뿐이며 거래 목적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Fusion Media 및 본 웹사이트 데이터 제공자는 웹사이트상 정보에 의존한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피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Fusion Media 및/또는 데이터 제공자의 명시적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를 사용, 저장, 복제, 표시, 수정, 송신 또는 배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든 지적재산권은 본 웹사이트에 기재된 데이터의 제공자 및/또는 거래소에 있습니다.
Fusion Media는 본 웹사이트에 표시되는 광고 또는 광고주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에 기반해 광고주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리스크 고지의 원문은 영어로 작성되었으므로 영어 원문과 한국어 번역문에 차이가 있는 경우 영어 원문을 우선으로 합니다.
© 2007-2024 - Fusion Media Limited. 판권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