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은빈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선될 경우 한국인 최초이자 여성 최초의 WTO 사무총장이 된다.
유 본부장은 24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WTO 회원국들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고 WTO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며 "국제공조 복원에 초점을 맞춰 다자무역체제가 다시금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현재 5개국 대표 입후보…유명희 "국제공조 회복" 출사표
유 본부장이 선출될 경우 국제 무역규범을 다루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 수장이 된다는 점에서 한국의 대외적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WTO 첫 여성 사무총장이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지역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6.23 pangbin@newspim.com |
이번 WTO 차기 사무총장 선출은 현 로베르토 아제베도 사무총장이 임기 만료 1년 전인 8월 31일에 조기 사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후보자 등록기간은 다음달 8일까지로, 이후 3개월 간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이 진행된다. 이후 2개월 간 지지도가 낮은 후보부터 탈락시켜 최종 단일 후보로 압축시키는 회원국 협의과정을 거친다. 아직 후보자 등록 이후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WTO사무국은 사무총장 공백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절차를 보다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치열한 선거전 불가피…정부, 범부처 TF 구성해 총력전
유 본부장이 후보 등록을 마치면 출마자는 총 5명이 된다. 유 본부장 외엔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백신면역연합(GAM) 이사장 ▲이집트의 하미드 맘두 변호사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외교부 북미외교 차관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전 주제네바 몰도바 대사 등이 있다.
여기에 후보 등록 기간까지 아직 기간이 남아있어, 추가 후보자가 나올 가능성도 높아 쉽지 않은 경쟁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산업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부처 TF를 구성해 유 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입후보 활동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WTO의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이라 신임 사무총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다만 국제통상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WTO 개혁과 새로운 협상을 이끌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유 본부장도 브리핑에서 "WTO는 다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상과 개혁 과제에 있어 주요국간 의견 대립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공직을 통해 습득한 모든 역량과 경험을 다하여, WTO 회원국들이 직면한 난제를 해결하고 WTO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유 본부장의 출마가 한국의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WTO 위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통상대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자유무역체제를 강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수 있는 기회같다"며 "(사무총장 선출은) 결국 표 대결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외교역량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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