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자 국내 5G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 대신 국내 업체가 납품을 하면 국내 장비업체들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대표적 5G 관련주인 다산네트웍스는 7일 2.27% 오른 1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업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모은 데이터를 통신망에 전달하는 백홀 장비를 만든다. 5G통신에서는 음성통화까지 데이터통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백홀 장비가 필수적이다. 해외에서는 내년 일본 매출이 1.5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자회사인 미국의 DZS와 독일 키마일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초저지연 스위치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끊김 없이 초고속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응답 속도를 높여주는 기술로, 사물인터넷(IoT)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
다산네트웍스의 내년 매출은 43.4% 늘어난 5797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도 482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분산안테나시스템(DAS)을 생산하는 쏠리드도 이날 7.55% 급등했다. 5G통신에서 이용하는 초고주파는 도달거리가 짧기 때문에 안테나를 곳곳에 분산해 설치해야 한다. 이때 쏠리드의 제품이 필요하다. 내년 한국, 미국, 영국의 수주가 몰리면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쏠리드는 최근 영국에서는 경쟁사 컴스코프를 누르고 통신사 EE에 DAS 장비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주가가 부진한 케이엠더블유도 내년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기지국에 쓰이는 안테나와 필터를 생산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5G 투자가 미뤄지며 실적이 부진했다. 주가도 9월 이후 14.63% 하락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0.8%, 218.3%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통신 3사가 5G 투자를 재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노키아와 삼성전자 (KS:005930), 일본 라쿠텐에 납품하는 안테나와 필터가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국은 화웨이의 5G 장비를 쓰는 국가에는 미군 파견을 재고한다는 조항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시켰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의 동맹을 고려해야 하는 일본, 유럽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화웨이 변수가 아니더라도 5G 장비의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은 5G로 진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국내 공공부문에서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및 학교에 대한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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