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한국은행 기준금리 이상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015년에 '고정금리 5년 + 변동금리' 혼합형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은 변동금리로 전환한 후 기존보다 이자부담이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사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했다. 지난 11월 금리 인상(1.25%→1.50%) 후 1년 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514조4000억원으로, 이중 가계대출이 1427조7000억원, 판매신용이 86조700억원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의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자들은 급격한 이자부담 증가로 고통을 겪을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 2015년 혼합형으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받은 사람들은 그 동안 2.5~2.7% 고정금리에 묶여 이자부담이 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들은 내년부터 5년간의 고정금리가 끝나고 변동금리, 즉 시장금리 적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금리에 익숙해져있던 대출자들은 변동금리로 바뀌면서 그 '갭(gap)'만큼 이자부담이 늘어나 대출상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현재 주담대 금리가 3.5~3.7%인데, 한은 금리인상으로 4%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미국금리인상, 예대율 규제 등의 인상요인이 더해지면 4% 중반대 금리도 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대출자들은 코픽스가 아닌 금융채 금리 변동분을 매주 반영하게 된다"며 "금리인상 초입 단계에서 시장이 금리인상을 선반영하게 되면, 매주 오르는 금리에 대출자들의 스트레스가 극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금융권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위농협에 근무 중인 윤모 과장은 "2금융은 코픽스 대신 'MOR'을 적용하는데 이 금리는 A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에 연동된다"면서 "가산금리를 할인해주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자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시장조달금리(MOR, market opportunity rate)는 지난해 8월 1.38%에서 올 10월 1.82%까지 올라왔다.
◆ "대출금리 기준 '코픽스' 치솟을 수도"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도 치솟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는 시중은행의 조달금리이기 때문에 미국금리 인상과 국내 금리인상을 모두 반영한다"면서 "미국 연준(FRB)이 연내 1번, 내년 3번 금리를 올리고 한은이 내년 1차례 추가 인상한다면 주담대는 최소 1%포인트 이상 오른다"고 예상했다.
2020년부터 시중은행에 적용 예정인 '예대율 100%' 규제로 코픽스 금리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예대율 100%는 은행 예금과 대출 총량을 일치시키는 규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1월 1.56%에서 현재 1.93%까지 올랐다. 기준금리 0.25%p 인상하는 동안 0.37%p 대출금리가 오른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2020년 예대율 100% 시행에 대비해 대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고금리 예금 특판 상품 등을 내세워 예금을 늘리려고 할 것"이라면서 "코픽스 금리가 예금금리를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대출금리 상승폭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예금이 아닌 이상 딱 한 번에 원하는 만큼 모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중 고금리 예금특판 상품이 활개를 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변성식 한국은행 안정총괄팀장은 "국내 차주수가 1900만명이 넘는다"며 "이 가운데 변동금리에 노출된 차주가 74%이고,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차주당 이자부담은 연 50만원, 월 4만원 꼴로 큰 부담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이어 "취약차주는 부담이겠지만, 전체적으로 금융자산이 금융부채보다 많아 소득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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