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서울]
3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9.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못'이라고 직격한 서울 중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가 철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오는 23일 오후 4시 중구 구민회관 소강당에서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생사업으로 설치했으나 이용이 저조하고 지상부 보행과 가로환경을 저해한다는 비난을 받아 온 세운상가 일대 공중 보행로 일부 구간을 철거하고 지상부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아 시민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세운상가 일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에서 청계·대림상가, 삼풍상가·PJ호텔, 인현·진양상가까지 약 1km 구간에 걸쳐 설치되어 있다. 7개 건물로 구성된 세운지구 상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공중 보행로는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110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이번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변경안에는 삼풍상가와 PJ호텔 양측 약 250m 구간에 설치된 철골 구조의 보행교 구간에 대한 시설폐지가 포함된다.
세운상가 일대 공중 보행로 일일 보행량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계획 당시 하루 10만5440건으로 예측된 3층 예측 보행량이 실제 1만1731건으로, 예측치의 11%에 그쳤다.
지상부 보행량은 설치 전보다 59% 수준으로 감소(하루 3만 8697→2만 3131건)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도 지난 8월 "공중보행로가 당초 사업의 목적인 보행량 증대를 통한 세운상가 일대 지역 재생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삼풍상가~PJ호텔 양측에 설치된 철골구조의 보행교 구간은 일일 평균 보행량이 계획 당시 2만 6360건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1757건(예측치의 6.7%)에 불과해 시민 이용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행교 설치로 인해 보행교 하부로의 일조가 차단되고 누수 등의 문제로 시민 이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더욱이 보행교를 받치고 있는 기둥으로 인해 지상부 보도가 협소해지면서 지상부 보행 환경은 오히려 악화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2년 4월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 5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2022.4.2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에 서울시는 해당 구간의 보행교를 철거해 시민 불편을 우선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세운상가 등 기존 건물과 연결된 나머지 공중 보행로 구간은 세운지구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상가군 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성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이번 공청회를 시작으로 시의회 의견 청취와 관련 심의 등을 거친 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해당 구간에 대한 철거 및 보행환경 개선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조남준 도시공간본부장은 "공중 보행로 설치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하였으나 성과에 있어서 한계와 비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 공청회를 통해 공중 보행로 등 재생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지역 주민들이 불편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조기에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