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연금술사들의 손길은 다이아몬드로 향하고 있다. 최근 합성 광물인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인기가 뜨겁다. 일상에서 다이아몬드를 즐기고자 하는 젊은 층의 니즈와 친환경 트렌드, 고물가로 인한 가성비 열풍이 만나 다이아몬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 다이아몬드는 결혼을 앞둔 이들이나 상류층, 고연령층이 주로 구입하는 사치품이었지만 요즘 세대는 패션 주얼리로 다이아몬드를 선호하는 추세다. 일생에 한 번 구입하는 사치품의 정점에서 누구나 가볍게 착용하는 일상템으로 몸을 낮춘 것이다.
그 저변에 랩그로운(Lab Grown) 다이아몬드가 있다. '랩그로운'은 말 그대로 실험실에서 키웠다는 뜻이다. 인공적으로 생산됐지만 외형적, 물리적, 화학적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거의 흡사하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봐도 똑같다고 한다. 자연을 훼손하며 광물을 캐는 것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이점도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다이아몬드 정의 안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도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가 들여다봐도 천연 다이아몬드와 구별하기 힘들 만큼 비슷하지만 가격은 천연 대비 20~30% 수준으로 저렴하다. 시장조사기관 '더 브레이니 인사이트'(The Brainy Insights)에 따르면 2016년 10억 달러(1조3000억원) 수준이던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108억 달러(14조1600억원)을 기록했고 2032년에는 206억달러(27조25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가공이 쉬워 ▲원형의 라운드 브릴리언트 커트 ▲물방울 모양의 페어 커트 ▲사각형 모양의 프린세스 커트 ▲모서리만 깎은 에메랄드 커트 등 다양한 디자인으로 세공이 가능하고 주얼리 이외의 패션 아이템에도 두루 활용하기 좋다. LVMH(모엣 헤네시·루이 비통 그룹)의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랩그로운 다이아 11캐럿을 넣어 만든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22년 시장 매출 점유율 42.4%를 차지하며 세계 최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로드를 론칭한 KDT다이아몬드는 앞으로 신세계백화점 다른 지점에도 매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알로드 관계자는 "지난해 브랜드 론칭 8개월 만에 국내 백화점 업계 빅3 진출에 모두 성공했다"며 "상반기 중 공식 웹사이트 리뉴얼을 통해 이커머스 공략 등 국내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