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는 2015년 6월 ‘국산의 힘’ 프로젝트(사진)를 시작했다. 우수한 국산 농수축산물을 발굴해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려는 취지에서다. 1호 작물은 국산 종자로 재배한 양파였다. 이후 농산물은 물론 품질이 뛰어난 수산물과 축산물 포장에도 국산의 힘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4년이 지나는 동안 이 프로젝트는 다소 시들해졌다.
이마트가 올해 광복절을 맞아 국산의 힘 프로젝트 불씨를 살린다. 오는 15일부터 7일간 국산 종자 ‘K스타’로 기른 양파를 전국 이마트 142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지난해 10월 경북 김천, 경남 합천 등지에 종자를 심어 올 6월 수확한 물량이다. 이번 행사에선 200g 정도 되는 양파 3개 한 묶음을 81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가 K스타 종자로 재배한 양파를 대규모로 내놓은 건 2년 만이다. 2015년과 2017년엔100t씩 팔았다. 양파가 풍작인 올해는 농가로부터 3배인 300t을 사들였다. 한국과 일본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도 행사 규모를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K스타는 농우바이오가 2014년 개발한 양파 종자다. 양파 종자의 80% 이상을 일본 기업의 한국 내 판매회사가 공급하던 때였다. 국내 생육환경에 맞춰 개발된 K스타는 수확 후 저장 시 수분이 증발하는 감모율이 11%로 일본 종자보다 4%가량 더 낮다. 일본 종자보다 덜 부패되고 저장이 쉽다는 의미다.
하지만 작황이 검증되지 않았고, 판로가 확보되지 않아 농가에서 선뜻 국산 양파 종자를 쓰기 어려웠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준비하던 이마트가 나섰다. 이 종자로 양파를 재배할 농가를 찾기 시작했다. ‘애국심 마케팅’이라기보다 원가를 절감하려는 목적이었다. 종자를 국산화하면 종자 수입 비용이 줄고, 자연스럽게 양파 구매 원가도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마트는 계약을 맺고 양파를 재배해온 농가를 찾아가 “K스타로 기른 양파를 수확하면 전량 매입해 팔아주겠다”고 설득했다. 양파는 그렇게 국산의 힘 1호 작물이 됐다.
이마트는 앞으로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양파에 이어 국산 종자로 재배된 양배추, 고구마, 참타리 버섯, 파프리카 등을 선보이기로 했다. 김갑곤 이마트 채소 바이어는 “K스타 종자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재배 의향이 있는 농가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챙기고 있다. 그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우리 먹거리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농어민과 이마트가 상생 발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종필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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