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26일 (로이터) 박윤아ㆍ박예나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가 26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경영참여 부분에서 위원들이 서로 이견을 보이면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방안을 의결하기 위해 26일 개최된 '2018년도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도입 여부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방안은 경영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고, 경영참여 주주권은 제반여건이 구비된 이후 도입 여부를 재검토하는 것이었다. 즉 사외이사 후보추천과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의결권을 행사하는 위임장 대결 등은 제외했다.
기금운용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 침해 기업에 대해서만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도 "오늘 논의할 안건에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 참여 내용은 제외됐지만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모두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허용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과도한 기업 경영간섭 우려와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시 기금운용상의 제약 등을 고려해 단계적 도입을 제안했지만 이날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도입 시점부터 국민연금의 경영참여를 선언하고 세부적으로 다듬어가자는 의견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대한 의결은 오는 30일로 미뤄졌다.
기금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정부인사 당연직 6명과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대표와 전문가를 포함한 위촉위원 14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모두가 납득하고 수용성 높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해 오늘 통과되면 좋았겠지만 기술적으로 다듬어야할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참여를 선언하고 세부적으로 다듬어갈 것이냐 참여를 보류하고 여건이 갖춰지면 구체적인 안을 짤 것이냐"의 문제라며 "어느 쪽이 국민들에게 수용성이 높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때부터 논란이 됐던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경영참여에 대한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지만 다음 회의가 얼마 남지 않은 30일로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에 대한 전격적인 반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