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중국/일본] 중국의 톈진시에 거주하는 약 1천5백여명의 주택 구매자들이 8년 전 분양 받은 아파트를 아직 구경조차 못하고 있다고 CNBC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완공되기 전 분양이 완료됐다. 구매자들에 따르면 2019년까지 아파트를 완공하겠다고 건설사가 약속했지만, 아직 대부분 완공되지 않은 상태다. 이들은 전액 선불 또는 소액 분할로 아파트 대금을 지급했다.
한 구매자는 CNBC에 “돈을 돌려받고 싶다”며 “집을 얻게 된다고 해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떤 구매자는 8년간 입주를 기다리다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셨다고 했고, 다른 구매자는 자녀가 커서 다른 지역 학교로 진학했다고 말했다.
중국 항셍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댄 왕은 CNBC에 “부동산 개발업체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수십년간의 부동산 호황기에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며 많은 부채를 쌓았다. 개발 속도가 수요를 앞지르며 문제가 발생했다. 2021년 말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에버그란데는 2020년 1740억 달러 상당의 프로젝트를 건설 중이었는데, 그 해 회사가 판매할 수 있던 것보다 70% 많은 수준이었다. 노무라는 작년 말 중국에서 미착공 및 준공이 지연된 사전 분양 주택이 약 2천만 채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의 아파트 개발사인 ‘주오다 이두’는 지난달 말 주택 구매자들에게 분쟁 해결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는 구매자가 미지급 잔금과 개발자가 결정한 기타 비용을 추가 지불하기로 동의하면 2025년이나 그 다음 해 아파트를 완공할 수 있다고 알렸다. 회사 요청대로 한다면 이 아파트의 가격은 현재 비슷한 아파트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이 된다.
그러나 아파트의 구매자 500명이 참여한 그룹 채팅에서 약 90%가 개발사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한 구매자가 전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매자가 완공된 아파트를 받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또 2014년경 톈진 등의 도시에서 완공이 지연된 사례가 있지만 당시에는 지방 당국과 개발업체가 빨리 해결책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중국 베이징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다 저렴한 주택을 구하느라 톈진 등을 비롯한 베이징 주변 지역에 관심을 가졌다. S&P글로벌레이팅스에 따르면 톈진은 중국 고소득 도시 중 GDP 대비 부채 수준이 가장 높다. 이 지역의 많은 가구의 자산 대부분을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