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2022년 IPO기업의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전년 대비 29%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연간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섰는데, 2022년에는 800대 1을 조금 웃돌았다.
지난해 IPO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일명 ‘옥석가리기’로 종목별 온도차가 매우 커졌다는 점이다. 평균 경쟁률은 떨어졌지만, 수요예측 사상 역대 최고 경쟁률과 코스피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기업이 모두 2022년에 나왔다.
아울러 2022년에는 상장기업의 절반가량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하면 비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다만 고강도 유동성 축소와 악화된 투심에 비하면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2022년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70곳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들 기업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836대 1을 기록했다. 전년 1192대 1을 기록했던 것과 견주면 평균 경쟁률이 29.3%가량 떨어진 셈이다.
수요예측 경쟁률 1000대 1이상을 차지한 기업의 비중도 전년 대비 떨어졌다. 2022년에는 성일하이텍, LG에너지솔루션, 대성하이텍, 가온칩스, 포바이포, 비씨엔씨, 세아메카닉스, 유일로보틱스,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지투파워, 모델솔루션, 스코넥, 오토앤, 새빗켐, 뉴로메카, 에스비비테크, 케이옥션, 넥스트칩, 아셈스, 영창케미칼, 오에스피, 풍원정밀, 알피바이오, 퓨런티어, 에이치피에스피, 이노룰스, 코난테크놀로지, 에이치와이티씨, 레이저쎌, 이지트로닉스, 티에프이 등 총 31곳이 경쟁률 1000대 1을 상회했다. 연간 상장기업의 45% 수준으로 절반을 밑돌았다.
반면 지난해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89곳이 상장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 67개 기업이 경쟁률 1000대 1을 돌파해 그 비율이 75%에 달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결정한 기업비율도 떨어졌다. 2021년에는 89곳 중 공모가를 밴드 상단을 초과해 결정한 기업이 37곳이었으며, 이를 포함해 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결정한 기업이 78곳을 차지했다. 밴드 초과와 밴드 상단 이상 비율은 각각 41.6%와 87.6%를 구성했다.
2022년에는 상장기업 70곳 중 희망밴드를 초과해 결정한 기업이 12곳이었으며, 이를 포함해 38개 기업이 희망범위 상단 이상의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 비율이 각각 17%와 54%로 전년대비 크게 떨어졌다. 다만 ‘빙하기’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투심이 극도로 악화됐음에도 2개 중 1개꼴로 공모가를 희망범위 이상으로 결정해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로 공모규모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중소형 딜의 선전이 이어졌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수요예측 경쟁률은 3분기가 가장 높았고, 4분기는 가장 낮았다. 3분기는 968대 1로 1분기(963대 1) 대비 소폭 높았다. 다만 4분기에는 617대 1로 앞선 1~3분기와 평균 경쟁률의 괴리가 커졌다. 특히 10월 754대 1, 11월 587대 1, 12월 24대 1로 연말로 갈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2021년에는 IPO시장이 종목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선전하는 양상이었다면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시장의 활력이 떨어진 가운데 종목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인기주에는 쏠림이 심했고, 소외받는 기업은 철저하게 외면을 받는 모습이 연출됐다. 때문에 냉각된 투심 속에서도 역대 IPO 최고 기록을 쓴 기업들이 2022년에 나올 수 있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성일하이텍은 수요예측 경쟁률 2270대 1로 전년의 아스플로 (KQ:159010)(2143대 1)를 제치고 국내 IPO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12.75조라는 유례없는 공모금액을 기록하면서도 2023대 1로 역대 코스피 IPO기업 중 최고 경쟁률을 썼다. 모두 2차전지 밸류체인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2차전지 섹터에 대해 IPO시장이 환호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다만 2021년에는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만으로도 공모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 2022년에는 일부 2차전지 기업들의 공모성적이 바닥을 치면서 부침이 있었다는 점에 차이가 있었다.
2022년 수요예측 평균 기관 참여 수는 976곳을 기록했다. 가장 많은 기관이 참여한 딜은 LG에너지솔루션(1988곳)이었으며, 가온칩스(1903곳), 포바이포(1893곳) 순으로 나타났다. 수요예측 시 의무보유 확약 신청비율이 30% 이상을 차지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77.38%), 포바이포(55.52%), 에이치피에스피(42.54%), 성일하이텍(38.66%), 새빗켐(37.7%), 케이옥션(36.8%) 에스비비테크(32.54%), 탑머티리얼(30.96%) 총 8곳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