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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이커머스 1호 상장’…오아시스,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철회

입력: 2023- 02- 14- 오전 04:28
물 건너간 ‘이커머스 1호 상장’…오아시스,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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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효진 기자]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에 도전한 오아시스(대표이사 안준형)가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최대 1.25조원의 몸값에 도전했는데,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탓에 밸류에이션에 대한 시장의 용인을 받지 못했다. 연초 중소형 공모주가 잇따라 따상을 달성하면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공모규모가 큰 오아시스에는 그 온기가 전이되지 못한 모습이다.

13일 오아시스는 금융위원회에 상장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던 청약 등 잔여일정이 전부 취소됐다.

회사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최근 대내외 경제 악화로 인해 위축되어 투자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에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을 이미 갖춘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오아시스는 지난 7~8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500~3만95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1,597억~2,068억원이며, 몸값은 9,679억~1조2,535억원을 제시했다. 앞서 프리 IPO에서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밴드하단 기준으로는 이보다 낮은 밸류를 책정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2만5000원 이하에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장여부를 두고 이사회에서 논의를 벌였는데, 결국 철회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앞서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이커머스 업계 1호 상장사로 인지도를 넓히고 외형성장에도 속도를 내 최근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현재 기업가치는 낮더라도 인지도 확보와 외형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상장을 강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시장에서는 나왔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재무적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해 결국 상장 레이스에서 이탈하게 됐다는 전언이다.

이번에 오아시스는 공모구조도 다소 시장 친화적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 523만6000주를 공모할 예정이었는데, 이 중 30%(157만1000주)를 구주 매출하기로 했다.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가 물량을 내놨다. 여기에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45.68%로 적지 않은 수준으로 잡혔다. 다만 기관투자자 공모주 배정결과에 따라 실제 유통물량은 훨씬 낮아질 수도 있었다.

계획대로 상장은 이루지 못했지만 소득은 없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회사관계자는 “이번 상장 절차를 추진하며 시장에 오아시스의 본질과 혁신적인 물류시스템을 세세히 알려진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오아시스는 지속적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외형성장을 이룬 뒤 향후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중 유일하게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 중이고, 무차입 경영을 실현할 만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때문에 현재 외부자금 수혈 없이도 성장전략을 실행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당사는 혁신적 물류테크를 기반으로 양질의 유기능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함으로써 유기농 식품의 대중화를 이끄는 이커머스 선도기업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오아시스의 공모는 올해 상반기 대형 공모주들에 대한 투자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특히 쏠렸다. 하지만 시장의 눈높이를 재확인시키는 데 그쳤다. 오아시스뿐만 아니라 대형공모주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오아시스에 앞서 상장 예심을 통과한 새벽배송 업체 컬리, 케이뱅크는 상장철회를 공식화했고, 골프존카운티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기한 내 상장이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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