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2022년 IPO시장은 공모기업 수 및 공모규모 모두 전년대비 하락했다. 일반기업 70곳이 증시에 올랐으며, 연간 공모규모는 15.5조원가량을 기록했다. 무려 12.75조원을 공모한 LG에너지솔루션이 시장에 입성했지만 잇따른 상장철회로 상장기업 수가 전년대비 19개나 줄어들었고, 대어급 IPO가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아울러 공모가를 밴드 상단 이상으로 결정한 비중도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지난 2022년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70곳이 상장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수산인더스트리, 쏘카, 바이오노트가 코스피에 입성했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코스닥에 자리를 잡았다. 월별로는 1월 4곳, 2월 10곳, 3월 6곳, 4월 2곳, 5월 2곳, 6월 6곳, 7월 8곳, 8월 5곳, 9월 3곳, 10월 11곳, 11월 11곳 12월 2곳이 상장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공모기업 수는 전년인 2021년 대비로는 19곳이 줄었고, 2020년과는 같았다. 2021년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89곳이 상장을 완주했다. 솔루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SK바이오사이언스 (KS:302440), SK아이이테크놀로지, SD바이오센서, 카카오뱅크 (KS:323410), 크래프톤, 한컴라이프케어, 롯데렌탈, 아주스틸, 일진하이솔루스, 현대중공업, 케이카, 카카오페이 등 14곳이 코스피에 안착했다. 2020년에는 70곳이 시장에 입성했고, 이 중 5곳이 코스피에 올랐다.
2022년 연간 총 공모금액은 15조 48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1%가량 축소된 규모다.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던 것에 비하면 공모규모는 상당히 선방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인한 착시현상이다. 공모규모가 12.75조원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할 경우 연간 공모규모는 2.73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간 공모규모의 80%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이 밖에 1000억원 이상의 딜은 더블유씨피(4320억원), 수산인더스트리(2000억), 성일하이텍(1335억원), 쏘카(1019억) 4곳에 불과했다.
대어급 IPO의 부재는 상장철회가 잇따랐던 까닭이다. 2022년에는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현대오일뱅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유난히 몸집이 큰 기업들의 낙마가 줄지었다.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밸류에이션과 함께 구주매출 등 공모구조에 대한 실망이 주된 이유였으나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축소된 영향이 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직전 해라면 충분히 좋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시장에 입성했을 만한 딜이 유동성이 꺼진 2022년에는 용인되지 않았다. 개별 재료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공모성패는 금융시장의 상황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한해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스팩 상장 및 스팩합병이 눈에 띄게 활발해진 이유”라고 밝혔다.
특히 전년인 2021년 유달리 빅딜이 많았기 때문에 대어급 IPO 부재에 대한 체감도가 더 높았다. 2021년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1.49조), SK아이이테크놀로지(2.25조), 카카오뱅크(2.55조), 크래프톤(4.31조), 현대중공업(1.08조), 카카오페이(1.53조) 등 공모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딜만 6곳에 달했다. 범위를 넓혀 1000억원 이상의 공모는 16곳이었는데, 이를 모두 소화했을 정도로 유동성이 풍부했다.
공모규모 축소에는 공모가 확정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2022년에는 70곳 중 12곳이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했고, 이를 포함해 38곳이 희망밴드 상단 이상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연간 상장기업의 55% 수준이다. 이와 달리 전년인 2021년에는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한 기업이 89곳 중 37곳이었으며, 이를 포함해 무려 77곳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이상으로 확정했다. 그 비중이 86.5%에 달했다.
반면 희망밴드 하단 이하로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은 더 늘었다. 2022년에는 23곳이 희망밴드 하단에 못미치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3개 중 1개 꼴이다. 전년인 2021년에는 희망범위 하단 밑으로 공모가를 결정한 기업은 89곳 중 5곳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