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 전문기업 샌즈랩이 일반 청약에서 증거금을 4조원 이상 끌어 모았다. 공모금액이 389억원으로 중소형 딜로는 적지 않은 규모를 확정한 가운데 경쟁률은 800대 1을 웃돌았다. 샌즈랩은 오는 15일 코스닥에 올라 주권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7일 상장 주관사인 키움증권에 따르면 샌즈랩이 지난 6~7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증거금이 4조 2,155억원을 기록했다. 경쟁률은 868.07 대 1을 나타냈다. 샌즈랩은 이번에 총 370만주를 공모했으며, 이 중 일반 투자자에는 25%인 92만5000주를 배정했다.
회사는 앞서 기관투자자들의 눈도장을 받으면서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3일 진행된 수요예측에는 1,541곳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이 1,325.79대 1에 이르렀다. 참여기관들은 신청수량 기준 98% 이상(가격미제시 0.38%)을 밴드 최상단인 1만500원 이상에 응찰했다. 그 결과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500원으로 결정됐다.
2004년 설립된 샌즈랩은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Cyber Threat Intelligence) 전문 기업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반의 높은 기술력으로 보안업계에서 인정받으며 2017년 코스닥 상장사 케이사인(192250)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회사는 멀웨어즈닷컴이라는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를 제공하고, 플랫폼과 연동된 다양한 솔루션도 공급하고 있다.
CTI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프로파일링 등 신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사이버 위협을 자동으로 수집 및 분석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위협을 예측해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CTI 비즈니스의 근간은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샌즈랩은 빅데이터 분석 및 수집 능력에서 압도적인 역량을 자랑한다.
멀웨어즈닷컴(malwares.com)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수집하는 악성코드 빅데이터는 하루 평균 200만 개, 누적 22억 개 이상이다. 누적된 데이터는 총 5PB에 이른다. 멀웨어즈닷컴은 아시아 1위의 방문자 수 및 데이터 보유량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덕분에 인공지능 모델은 평균 분석 성공률 99.99%를 웃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누가 어떻게 무슨 의도를 가지고 공격했는지와 같은 각종 프로파일링 정보 제공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안업체, 공공, 민간, 금융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한 덕분에 최근 실적도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약 54억원의 영업수익과 9%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영업수익 92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0.8%를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TI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오는 2025년에는 영업수익 309억원과 영업이익률 45%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하는 이유는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샌즈랩은 API, 데이터셋, 피드의 3가지 형태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API는 고객사의 시스템에 샌즈랩의 시스템을 직접 연동해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대응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셋은 샌즈랩이 분석한 데이터를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이고, 피드는 고객사 요청이 아니라 샌즈랩이 식별한 위협을 유관 기관에 역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구독서비스가 가능하다.
상장 후에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건립 및 인프라 확충을 통해 CTI 서비스를 더욱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해외 우수인력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OEM 라이선싱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더욱 적극적인 공략할 방침이다. 여기에 해외 결제 연동성을 개선 중인 멀웨어즈닷컴도 이달 중 재오픈할 예정이어서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홍 샌즈랩 대표이사는 “쉽지 않은 시장 상황에서도 샌즈랩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실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꾸준히 앞서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