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IPO 재수생인 제이오가 500억원 이상의 공모 딜에 성공했다.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인 1만3,000원으로 확정한 덕분이다. 경쟁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1000곳 이상의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했고, 밴드 최상단 이상에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IPO 공모시장이 활기를 찾은 가운데 제이오는 앞서 한차례 상장철회로 이번에 공모구조를 보다 시장친화적으로 조정한 데다,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점이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규모가 500억원을 상회하고 있는 점과 함께 지난해 IPO 재수에 나서 상장에 성공했던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가 희망밴드 하단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결과로 보인다.
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제이오는 지난 1~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희망밴드(1만~1만3000원) 최상단 가격에 해당한다.
양일간 수요예측에는 총 1,174곳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352.61대 1을 기록했다. 신청수량 기준 80.45%(가격 미제시 포함 2.31%)가 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의무보유 확약신청비율은 4.33%를 기록했다. 제이오는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공모가를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총 공모금액은 520억원으로 확정됐으며, 공모가 기준 상장 시가총액은 4074억원으로 책정됐다.
제이오는 지난해 수요예측에 도전했다가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유동성이 마르면서 IPO 빅딜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 공모규모가 최대 1475억원에 육박했던 점이 무엇보다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제이오는 이번에 공모 재수에 나서면서 공모규모를 최대 520억원 수준으로 줄이고 몸값도 기존 최대 5999억원에서 4074억원으로 하향했다. 아울러 자기주식 처분계획을 취소하면서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기존 35.52%에서 24.56%로 줄여 공모구조를 보다 투자자 친화적으로 변경했다.
강득주 제이오 대표이사는 “당사의 독보적인 탄소나노튜브(CNT) 생산 기술력과 양산 능력, 향후 지속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수요예측에 참여해 주신 모든 기관투자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곧이어 실시될 일반 공모청약에도 많은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약은 오는 7~8일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받는다. 우리사주조합에 60만주(15%)가 우선배정됐고,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에는 각각 100만주(25%)와 240만주(60%)가 할당됐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최소 청약 주식 수는 50주다.
1994년 설립된 제이오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과 탄소나노튜브 사업을 하는 회사다. 신성장엔진으로 주목하고 있는 탄소나노튜브는 2003년 연구개발을 시작해 2006년 국내에서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최근 탄소나노튜브는 2차전지 성능향상의 필수소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 카본블랙 대비 배터리 용량 증가와 충방전시 안전성 향상에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다.
제이오는 소재의 품질을 좌우하는 직경, 길이, 형상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독자적인 생산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주요 2차전지 생산 기업들에게 탄소나노튜브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공정 자동화 등으로 원가경쟁력을 가진 것도 강점이다.
회사는 신규 고객사 확보 및 탄소나노튜브 적용 비중 확대로 지속적인 생산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연산 1,000톤 규모로 탄소나노튜브 생산공장을 증설했으며, 오는 2025년도까지 연산 5,0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제이오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2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는 업체는 LG화학이 유일하며, 향후 국내 2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 제조 시장은 양강 구도가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생산능력 확장 계획은 고객 수주를 근거로 한 것이고, 향후 신규고객을 감안하면 증설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오는 이달 1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