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내달에는 IPO 재수생들의 공모가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수요예측 후 상장을 철회했던 제이오, 바이오인프라, 자람테크놀로지가 줄지어 공모에 도전장을 내민 까닭이다. 이들 기업은 앞서 수요예측을 통해 시장분위기와 눈높이를 살필 수 있었던 만큼 공모규모를 조정하고 몸값을 낮춰 완주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소나노튜브 사업확장 ‘제이오’=2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공모에 나선 기업은 제이오다. 지난해 12월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으며, 이달 중순 증권신고서에 효력이 발생됐다. 이에 따라 내달 1~2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7~8일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제이오는 지난해 11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공모가 밴드는 1만5000~1만8000원으로 공모 예정금액이 1,230억~147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투자 혹한기에 기대만큼의 공모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상장을 철회했다. 중소형 딜을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에 1000억원을 웃도는 공모규모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번에는 공모규모를 400억~520억원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몸값도 기존 대비 약 32~37%가량 할인됐다. 여기에 상장직후 유통물량을 기존 35.52%에서 24.56% 수준으로 줄이면서 오버행 이슈도 잡았다.
1994년 설립된 제이오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과 함께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과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탄소나노튜브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최근 탄력을 받고 있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을 통해 사세 확장을 노리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2차전지의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도전재용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이오는 2006년 탄소나노튜브 양산을 시작했고, 지난 2015년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철계 탄소 나노튜브를 상품화했다.
여기에 선제적 기술개발 전략에 주력하면서 다중벽 탄소나노튜브, 소수벽 탄소나노튜브,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소수벽 탄소나노튜브는 제이오만이 유일하게 생산이 가능하고, 기술난이도가 더욱 높은 단일벽 탄소나노튜브는 아직 양산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제이오는 이번 공모자금의 대부분을 탄소나노튜브의 설비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임상1상 CRO 전문 ‘바이오인프라’=바이오인프라는 이달 19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내달 13~1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20~21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바이오인프라도 지난해 11월 수요예측을 진행했다가 수요부진으로 상장절차를 중단했다. 당시 공모규모가 230억~260억원으로 몸집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다. 다만 알피바이오 정도를 제외하면 바이오섹터 소외현상이 내내 지속되어 온 데다 시장의 유동성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수요예측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시장 눈높이에 맞춰 공모규모를 절반수준으로 낮췄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1만8000~2만1000원으로 공모규모는 117억~137억원이다. 밴드 기준 몸값은 863억~1007억원으로 책정됐다. 기존대비 상장밸류 할인폭은 24.9~27.2% 수준이다. 공모성공을 위해 구주주들이 힘을 보태면서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대폭 축소됐다. 유통물량이 기존 55%에서 31.9%로 하락하면서 오버행 위험도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2007년 설립된 바이오인프라는 CRO(임상수탁전문기관) 전문기업이다. 제네릭 생동성시험과 개량신약 1상 임상 등의 임상 약동학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력 비즈니스다. 회사는 국제 기준을 준수하는 퀄리티, 분석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계획된 시간에 시험결과를 제공하는 온타임 서비스, 업무 표준화를 통한 코스트에 대한 평가요소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및 다국적 제약사, 대기업 계열 제약사 등 80개 이상의 고객사를 주요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으며, 생동성 시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에는 검체분석과 데이터 처리 및 보고에 대한 자동화 시스템 개발 등 사업고도화를 지속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또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CRO 산업 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성장 진입단계로 평가받는 아세안 CRO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공모자금은 분석센터 설비투자, 신물질 검색서비스 사업 설비투자 등 주로 시설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통신반도체 전문 ‘자람테크놀로지’=세번째 공모주자는 자람테크놀로지다. 회사는 바이오인프라와 같이 이달 19일 증권신고서를 재제출했다. 내달 15~16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같은 달 22~23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신영증권이 맡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의 경우 수요예측은 앞서 한 차례에 불과했지만 두번의 상장철회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이 세 번째 상장도전이다. 앞서 두 번째 상장 도전에서는 구주매출 비중을 기존 20%에서 10%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공모규모를 15~17%가량 줄이고 상장밸류도 13.7~15.2%가량 낮췄다. 하지만 IPO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었던 12월 수요예측을 진행하면서 쓴맛을 봤다. 이번에는 공모금액을 149억~186억원으로 축소해 기존보다 규모를 15.4~17.2% 하향조정했다. 또 구주 매출을 모두 취소하고 전량 신주모집으로 변경했다. 상장밸류는 992억~1240억원을 책정해 기존 대비 몸값을 8.6~10.7%가량 깎았다. 최초 제출된 증권신고서 대비 몸값이 두 번 낮춰진 것이다. 여기에 상장 직후 유통물량도 기존 25.10%에서 14.14%로 대폭 줄였다.
자람테크놀로지는 2000년 1월 설립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광트랜시버, 기가와이어와 함께 하이패스 단말기용 반도체 칩, PABX(회선교환기)의 통신장비용 반도체 칩 등을 공급하고 있다. 통신 반도체 개발에 본격 착수한 것은 2017년부터다. 회사는 5G 커버리지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효율적인 5G기지국 설치를 가능케하는 5G통신반도체 XGSPON SoC를 국내 최초로 개발 및 상용화했다. 여기에 XGSPON SoC를 광트랜시버와 결합시킨 스틱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고 일본의 라쿠텐에 공급해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이는 세계 최초라는 설명이다.
자람테크놀로지는 6G의 도래에 대비한 차세대 제품(25GS-PON) 개발에도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이번 공모자금은 25GS-PON SOC 개발, 10G/25G PON 응용제품 개발 등 연구개발 자금과 10G/25G 폰스틱 생산 라인 구축 등 시설투자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