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탄소나뉴튜브 기업 제이오(대표이사 강득주)가 상장에 재도전한다. 앞서 1000억원을 상회하는 공모를 추진했던 제이오는 지난달 수요예측 후 상장을 한 차례 철회했던 바 있다. 이번엔 공모금액을 기존 보다 1/3가량으로 줄였으며, 상장 밸류는 30% 이상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상장 직후 유통물량 비율도 줄여 투자자 보호에도 신경을 썼다. 최근 2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 사업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번 IPO를 관련 투자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2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제이오는 지난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에 재돌입했다. 내년 2월 1~2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7~8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시기는 2월 중순이며, 상장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제이오는 지난 9월 중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내년 3월 중순까지 상장을 완료하면 된다.
이번에 조정된 공모주식수는 400만주로 전량 신주모집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1만~1만3000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400억~520억원이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기존 1만5000~1만8000원에서 하향 조정됐으며, 공모금액의 경우 기존(1230억~1475억원)보다 67%가량 축소된 규모다. 이는 증시 체력이 떨어지고 기관의 자금줄이 마르면서 큰 규모의 공모를 소화하기 버거워하는 현재 시장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밸류는 기존 4999억~5999억원에서 3136억~407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몸값을 이전 대비 약 32~37% 할인해 투자 매력도를 한층 높였다는 것이 주관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유통물량 비율도 크게 축소해 오버행 위험도도 줄였다. 기존에는 상장직후 유통물량 비율이 전체 상장예정주식 수의 35.52%였으나 이번엔 24.56%로 줄었다. 특히 자기주식(공모후 지분 7.01%) 처분 계획을 취소하고, 이번 공모에서는 1년간 보호 예수하기로 한 것이 유통물량 비율에 영향을 미쳤다.
1994년 설립된 제이오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과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한 2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 사업과 다양한 산업 분야의 공정설계, 기본 및 상세설계, 사업관리, 시운전 등 설계·조달·시공(EPC)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성장잠재력이 큰 2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 사업이다. 지난 2003년부터 지속적으로 탄소나노튜브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했으며, 2006년에는 국내 최초로 탄소나노튜브의 대량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탄소나노튜브를 2차전지 도전재로 사용할 경우 전도성이 우수해 충전시간을 단축시켜주고 배터리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기존 카본블랙 대비 도전재 사용량을 70~80% 줄일 수 있어 활물질 투입량이 증가할 수 있고, 이는 배터리 용량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회사관계자는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차용 2차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당사는 탄소나노튜브 소재의 품질을 좌우하는 직경, 길이, 형상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독자적인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중벽, 소수벽, 단일벽 등 다양한 탄소나노튜브를 포트폴리오로 확보해 현재 및 미래에 대비하고 있으며,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오랜 기간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이오는 2차전지 도전재용 탄소나노튜브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생산능력을 확대해 왔다. 올 연말 1,000톤 규모의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량 증가를 통해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예상 중이며, 오는 2025년까지 연 5,000톤 규모 이상으로 추가 확대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자금은 탄소나노튜브(CNT) 제품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한 투자와 제품 연구개발(R&D)에 활용할 예정이다.
강득주 제이오 대표이사는 “급성장하는 탄소나노튜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규모 시설 투자는 당사의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이기 때문에 상장 재추진을 결정했다”며, “상장 후 글로벌 탄소나노튜브 분야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올해 상장을 철회했다가 다시 공모에 도전해 상장에 성공한 기업으로는 대명에너지와 보로노이가 있다. 기존 공모가밴드 하단 대비 대명에너지는 상장밸류를 약 42.8% 낮췄고, 보로노이는 24%가량 축소해 상장에 성공했다. 대명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공모가(1만5000원) 대비 주가가 100% 이상 상승했다. 보로노이의 경우 상장 이후 두 달여간 공모가(4만원) 위에 주가가 위치했다가 이후 주가가 하락했으나 10월 저점을 기준으로 반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