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섹과 더불어 싱가포르 양대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이마트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 1년 새 반 토막 났던 주가가 ‘바닥’에 가까워진 것 아니냐는 기대가 솔솔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IC는 지난 23일 이마트 주식 4만4652주를 순매수해 보유 주식이 14만3683주로 늘었다. 지분율은 5.1%로 처음 5%를 넘어섰다. 이날 종가 14만3000원을 기준으로 2057억원어치에 달한다.
GIC는 웅진코웨이, 아모레퍼시픽, LIG넥스원, 오리온, BGF 등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상당량 팔았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을 보유한 테마섹도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2.66% 급락했다. 올해도 21.64% 떨어졌다. 소비 행태가 온라인 쇼핑으로 급속히 바뀌며 오프라인 점포의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탓이다. 편의점(이마트24), 복합쇼핑몰(스타필드), 창고형 할인점(트레이더스), 전문점(노브랜드·일렉트로마트·삐에로쑈핑)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하고 있지만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마트 주가를 둘러싼 바닥 논쟁이 한창이다. 쟁점은 이마트·신세계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의 경쟁력이다. SSG닷컴의 매출 증가율이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는 게 문제로 지목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SSG닷컴은 경쟁사와 비교해 강점이 없고 신생 업체가 계속 등장하면서 업종 내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이마트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김주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제2 김포 물류센터 등 배송인프라가 올해 말 확충되면 기업가치가 재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주로서의 매력을 보고 GIC가 이마트 주식을 매수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마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자본총계)은 0.4배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현금성 자산(5800억원), 유형자산(10조원), 투자부동산(1조원), 삼성생명 주식(1조원) 등 보유 자산이 많지만 시가총액은 3조9862억원으로 넷마블(9조6561억원) 강원랜드(6조6535억원)보다 적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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