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8월31일 (로이터) - 이탈리아와 독일 사이의 국채수익률 격차가 5년 만에 최대폭으로 확대됐다. 이탈리아 국채가 새로운 매도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독일의 10년물 국채수익률 간 격차(스프레드)는 288bp까지 벌어졌다. 지난 2013년 7월 이후 최대치다.
이탈리아의 2년물, 5년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각각 1.43%. 2.56%, 3.24%를 나타냈다. 모두 약 3개월래 최고치다.
국채수익률의 벤치마크인 독일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bps 하락한 0.36%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0.4%까지 올랐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폭넓은 자산이동 현상 속에서 유럽 증시는 하락했다.
이탈리아는 앞서 77억5000만유로어치의 새로운 국채를 입찰했고 견실한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새로운 매도세가 나타남으로 인해 채권 트레이더들에게는 변동성이 큰 하루였다.
라보뱅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금리 전략 대표는 "(이날 움직임은) 확실하게 리스크 축소 분위기에 부합한다"며 "이탈리아 국채, 독일 국채(분트), 영국 국채(길트)가 이날 오후 일제히 입찰됐고 증시는 이머징마켓 우려를 배경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맥과이어 대표는 이탈리아 국채 매도는 "다음 날 나올 국가신용등급을 앞두고 조성된 우려로 인해 악화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여타 주변국 국채들의 스프레드 확대는 이 같은 움직임이 단지 이탈리아에만 일어난 것은 아님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주변부 채권시장도 덩달아 압박을 받았다. 그리스의 국채수익률도 최대 16bps 상승했다. 이에 5년물 국채수익률은 3.42%를 기록,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탈리아 국채 트레이더들은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인해 이탈리아의 국채 가격이 하락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반체제 정부의 지출 확대로 인해 신용등급에 전망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다음 날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국채 입찰의 결과가 이탈리아에 대한 태도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UBP의 모하메드 카즈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벌어진 수익률 스프레드가 단기적으로 다시 위안과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이탈리아에 대한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카즈미 매니저는 "그 대신 투자자들은 이제 신속하게 주요 관심사를 다음 날 있을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결정과 이탈리아 국채 변동성을 불러 올 가능성이 있는 예산 협상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