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베이징, 5월20일 (로이터) - 두 대의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위험하게' 미군 정찰기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미 국방부가 18일(현지시간) 말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미국을 향해 중국 근처에서 정찰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남중국해 분쟁해역 내 양국 간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성명서에서 사건은 지난 17일 미 해양 정찰기가 ‘일상적인 순찰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에도 중국 전투기 한대가 미군 정찰기에 근접한 채 곡예 비행을 벌인 바 있다. 중국은 또 일주일 전 미 해군 함정이 남중국해의 한 분쟁 암초 인근을 항해하자 전투기들을 발진시켰다.
이번 사건은 5월21-28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을 며칠 앞두고 발생했다. 오바마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임기 중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은 연간 5조달러의 교역물품이 해상이동하는 남중국해의 대부분이 자국 영토라면서 중복 해역 내 영유권을 주장하는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과 마찰을 빚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인공섬 매립과 시설물 건설 등으로 남중국해를 군사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중국은 아시아 내 미 해군의 순찰과 훈련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레이 중 외교부 대변인은 미 국방부 성명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미군기는 하이난섬 가까이에서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말했다.
홍은 19일 정례 뉴스 브리핑에서 “미군기가 중국 영공에서 자주 정찰 활동을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이는 중국의 해양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유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미국에게 이 같은 근접 정찰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중국 전투기의 행위는 ‘안전 수칙에 완전히 부합하는' 적절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달 중국에게 스프래틀리군도의 인공섬에 군용기를 배치할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은 앞서 3천미터 길이의 활주로가 건설돼 있는 스프래틀리군도 내 피어리크로스 암초에 환자들을 실어 나른다는 명목으로 군용기를 보낸 바 있다. (최정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