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열어 종전의 제로(0)금리를 동결했다. “경제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언급해 상당 기간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Fed는 이날 성명에서 FOMC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연 0.00~0.2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Fed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지난 3월엔 두 차례 긴급 회의를 열어 연 1.50~1.75%였던 기준금리를 현재의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빅컷(big cut)을 단행했다.
Fed는 “경제 활동과 고용 실적이 지난 몇 달간 다소 회복됐지만 연초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경제의 앞날이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 및 물가 안정 목표가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현재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몇 개월 동안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지금과 같은 속도로 매입(양적완화)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사진)은 FOMC 회의 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일생에서 가장 혹독한 경제 충격을 맞고 있다”며 “각종 지표의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몇 주 동안 바이러스 감염이 다시 늘었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도 재개됐다”며 “이런 게 경제엔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다만 “주택시장 등 일부 부문은 괜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갖기 전까지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것 같다”며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상황에 따라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Fed 움직임을 감안할 때 미국의 제로금리 기조가 2022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Fed의 금리 동결 및 양적완화 지속 방침이 나오자 달러 약세 심리가 확산했다. 달러 인덱스는 93.3으로 전날 대비 0.4% 하락했고,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연 0.13%로, 0.01%포인트(1bp) 낮아졌다.
한편 CNBC는 지난 3월 이후 미국 각 주(州)에서 봉쇄령이 시행돼 급격한 소비 둔화가 발생했다면서 다우존스 컨센서스를 인용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환산 기준으로 -34.7%에 달할 것으로 보도했다. 이는 미 상무부가 분기별 성장률 집계를 내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최악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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