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채, 방울양배추, 로메인상추….’
외래종 채소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19일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특수채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섯 배가량 늘었다. 특수채소란 과거 국내에서 재배되지 않았던 외국 도입종 채소를 가리키는 용어다. 식생활이 다양해지고 ‘맛집’ 열풍 등으로 미식 문화가 확산되면서 식탁에 오르는 채소 종류가 다양해졌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공심채다. 공심채는 동남아시아에서 볶음이나 찌개 등에 널리 쓰이는 채소다. 지난달 공심채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108%) 늘었다. 일반 양배추보다 잎이 얇고 가벼운 고깔양배추(340%)와 탁구 공 크기의 방울양배추(225%)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두 채소는 각각 독일, 벨기에 등이 원산지다.
남유럽이 원산지로 스테이크 등에 곁들여 먹는 아스파라거스도 네 배(332%) 이상 증가했다. 유럽 에게해가 원산지인 로메인 상추(113%)도 상추보다 씁쓸한 맛은 덜하고 고소한 맛이 강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삭한 맛이 특징인 셀러리는 판매량이 다섯 배(477%)가량 늘었다.
마트에서도 특수 채소는 주요 인기 품목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아스파라거스 매출은 홈파티 열풍에 힘입어 최근 수년 새 꾸준히 증가했다. 샐러드와 구이 요리로 먹기 좋아 술 안주로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크리스마스 등 파티 시즌이 겹치면서 상추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소비자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과일 품종도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GS수퍼마켓은 유통업계 최초로 두 가지 품종의 딸기를 한 상자에 담은 ‘새콤이 달콤이 딸기’를 지난 12일 출시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설향’ 품종과 달콤한 맛이 강한 ‘장희’ 또는 ‘금실’ 품종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설향은 상큼한 맛이 강하고 수분이 가득한 게 특징이다. 장희는 질감이 상대적으로 무르며 신맛이 약하다. 금실은 장미를 연상시키는 향이 특징으로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품종이다.
채소와 과일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은 미식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식 관련 정보를 쉽게 얻게 되면서 낯선 농산물에 도전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 열풍이 불며 안 먹어본 품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난화 영향으로 기온이 오르면서 국내 농작물 재배 지형이 변한 것도 배경이다. 공심채, 아스파라거스 같은 채소와 구아바, 파파야, 애플망고, 패션프루트 등 과일 수십 종이 제주와 전남, 경남 등 남부 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다. 농업진흥청은 2020년 국내 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이 100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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