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의 영국 의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국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이 연이어 무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연초 이후 3분기까지만 해도 이른바 무질서한 브렉시트를 둘러싼 리스크에 크게 개의치 않았던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이 합의안 초안에 대한 영국 정치권의 혼란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영국 의사당 앞 브렉시트 반대 시위[사진=로이터 뉴스핌] |
당초 브룩필드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영국 인투의 기업 가치를 29억파운드(37억달러)로 평가하고 70% 가량의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브룩필드는 정치적 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빌미로 지분 인수 계획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정국 혼란은 물론이고 영국 경제 펀더멘털에 커다란 흠집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영국 팩키징 업체 RPC 그룹의 매각 역시 위태롭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베인 캐피탈이 별도로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RPC의 주가가 연일 하락, M&A가 무산될 여지가 높다는 진단이다.
이 밖에 영국 부동산 시장에서 자산 매입 기회를 모색하던 해외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은 4분기 들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회계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영국의 M&A 규모는 4373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78% 급증했다. 거래 건수도 3001건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4분기 M&A 시장은 급반전을 이뤘다. 4분기 거래 금액과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6%와 19% 위축된 것.
영국 의회는 내달 11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EU는 의회가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추가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테레사 메이 총리가 연일 합의안 승인을 종용하고 있지만 하원 과반수 확보가 아직 불투명하다. 주요 외신들은 합의안이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와 2차 국민투표 등 일대 혼란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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