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이 오늘(7일)부터 완화됨에 따라 분양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 전망도 6개월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서울과 같은 인기 지역을 빼면 고분양가 문제를 해소하기 전까진 전국 단위로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에 미분양 주택이 7만5000채가 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분양권을 거래하기 쉽지 않아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공공택지나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지역은 전매 제한 기간이 분양일로부터 3년으로 완화된다.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 억제 권역은 1년, 지방은 6개월이나 1년으로 준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KTX 평택지제역 앞 버스 정류소 유리창에 전매가 가능한 단지임을 강조하는 내용의 홍보물이 붙어 있다. 사진=이혜진 기자
중도금 대출 가능해져 투기 수요 증가
이번 조치로 서울에선 청약 시장이 뜨겁게 불붙을 전망이다.
이날 규제 완화의 대표적인 수혜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일대 부동산 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 덕분에 지역의 청약 시장이 더 불타오를 것 같다”며 “전매 제한이 풀리면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져 실수요라는 명분으로 투기 수요가 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보다 규제 완화 수혜를 더 빠르게 체감하는 곳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7일부터 분양권을 팔 수 있는 시내 주요 단지는 13곳이다.
강동구(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 밀레니얼 중흥S클래스)와 동대문구(한양수자인 그라시엘, 롯데캐슬 SKY-L65), 은평구(DMC파인시티자이, SK뷰 아이파크포레), 성북구(길음역 롯데캐슬 트윈골드, 해링턴플레이스 안암)에선 각각 2개 단지씩 아파트 분양권이 풀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청량리역 근처에 들어서는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이 내달 입주해 입주일이 가장 빠르다.
실거주 의무 주의해야…고분양가 단지, 분양권 거래 활성화 어려워
노원구(롯데캐슬 시그니처)와 광진구(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강북구(북서울자이 폴라리스), 영등포구(센트레빌 아스테리움), 구로구(신영지웰에스테이트 개봉역)에서도 7일부터 분양권을 팔 수 있는 단지가 있다. 이 중 노원구에 들어서는 단지가 오는 6월 입주해 입주일이 특히 빠르다.
다만 이들 단지 가운데 일부는 민간 택지 분상제로 인한 실거주 의무가 있다. 관련 규제 폐지는 오는 30일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첫 심의를 받는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전매 제한 완화 혜택을 받는 단지들이 있다. 하지만 분양권 거래에 대한 문의가 일부 신규 단지 등에 제한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월을 기준으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5438채인데 이들 지역(7만3339채)에 97%가 몰려 있는데 이런 상황에선 실수요자들이 분양권을 사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경기도의 한 부동산 사무소 관계자는 “서울을 뺀 나머지 지역에 미분양이 많은 이유는 분양 가격이 높기 때문”이라며 “전매 제한이 완화된다고는 하지만 이런 문제(높은 분양가)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분양권 거래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 (73.6)보다 11.6포인트(p) 오른 85.2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6개월째 분양 전망이 나아지고 있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지역별로 서울은 지난달 82.2에서 86.5로 상승했다. 인천(61.3→85.2)과 경기(72.7→87.2)도 상승했다. 수도권은 전망지수가 지난달 72.1에서 86.3으로 높아졌다.
세종은 64.7에서 92.9로 28.2p 올랐다. 대전도 68.4에서 90.0으로 21.6p 상승했다. 대구(57.1→76.0)와 경남(70.6→86.7), 제주(72.2→87.5), 강원(69.2→81.8) 등도 10p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