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월10일 (로이터) - 수년 간 시장수익률을 하회했던 유럽 주식이 유럽 기업들의 어닝 회복과 미국 주식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이 매력으로 작용해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모으고 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전략가들이 진단했다.
유럽 기업들이 최근 수년 간 평균을 하회하는 순익 성장률과 매출이익률, 주가수익비율(PER)을 보인 데다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까지 고조돼 투자자들은 유럽 주식을 외면했다.
반면 미국 기업들의 매출이익률은 사상최고 수준을 보였으며 2009년 이후 이들 기업들의 순익은 유럽 기업들의 순익을 76%포인트 앞섰다고 BAML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미국 증시는 연이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고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일부 기준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과 유럽 기업들 간 밸류에이션 격차는 40년래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유럽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주와 금융주의 전망이 밝아지면서 유럽 증시가 변곡점에 이르렀다.
톰슨로이터 I/B/E/S에 따르면, 올해 유럽 기업들의 순익 성장률은 1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기업들의 순익은 지난 5년 간 4년 동안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유럽 기업들의 어닝 성적도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어닝을 발표한 90개의 스톡스600 지수 .STOXX 상장기업 중 53% 이상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평균치인 49%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reflation trade, 주가가 오르고 채권 가격이 떨어짐)에 힘입어 1% 가까이 상승했다.
하지만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가 이러한 낙관적 전망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BAML의 전략가들은 네덜란드·프랑스·독일의 선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그리스 채무 위기, 이탈리아 은행시스템 위기 등이 유럽 증시 상승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올해 말 쯤에나 해소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유럽 주요국에서 개혁 의지가 강한 정부가 들어서면 이러한 정치적 리스크는 오히려 긍정적 요인으로 탈바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미국 증시와 비교하면 유럽 증시는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