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두 가지 사실을 입증했다. 바로 말라리아 치료제의 효과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에 관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의 선물'이라고 치켜세웠다. 특히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이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공개했다. 그는 지난 5월 언론브리핑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14일간 복용했는데 초기 단계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약은 안전하고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로로퀸은 잘못 복용할 경우 심장 박동 문제와 심각한 저혈압, 근육과 신경계 훼손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지난 6월 긴급사용승인을 취소한 바 있다.
게다가 말라리아 치료제 옹호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이 약물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현재 군사병원인 월터 리드 병원에 이송된 트럼프 대통령을 치료하기 위해 하이드로클로로퀸이 사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생활백신으로 꼽히는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며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왔다. 공개 장소에서 드물게 마스크를 몇 차례 착용했을 뿐이다. 심지어 마스크를 쓴 사람에게 벗으라고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일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걸리자 뒤늦게 마스크를 착용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악관에서 월터 리드 병원으로 가는 헬기에 올라탔다. 모범을 보여야 할 대통령이 건강에 대한 자만으로 이번에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됐다는 평가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공급으로, 대부분의 미국인은 내년 2, 3분기까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못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예방에는 백신보다 마스크를 쓰는 게 더 낫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