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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직장' 한은 떠난 2030의 반전...반년만에 사외이사 꿰찼다 [김익환의 BOK워치]

입력: 2022- 03- 02- 오후 05:00
© Reuters.  '신의 직장' 한은 떠난 2030의 반전...반년만에 사외이사 꿰찼다 [김익환의 BOK워치]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2030세대 직원을 중심으로 이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2030 직원들은 이직 후 긍정적 평가와 함께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 직원은 이직 반년 만에 코넥스 상장사의 사외이사 자리를 꿰차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넥스시장 상장사인 더콘텐츠온은 지난해 황현정 SBI인베스트먼트 심사역(사진)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했다. 1992년생인 황 심사역은 2016년 1월 한은에 입사해 외자운용원, 국제협력국 등을 거쳤다. 그는 6년차인 지난해 4월 한은에서 퇴사했다. 같은 해 5월에 벤처캐피털업체인 SBI인베스트먼트로 이직했다.

그는 SBI인베스트먼트 심사역으로 근무하며 핀테크·콘텐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처를 발굴·운용·관리하는 동시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처도 물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운용 펀드를 통해 더콘텐츠온 지분 14.96%를 쥐고 있는 2대 주주다. 투자회사인 더콘텐츠온이 투자회사인 SBI인베스트먼트와의 협력·경영참여 기회 제공 등을 위해 황 심사역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2012년 출범한 더콘텐츠온은 영화 '너의 이름은', '라라랜드' 등의 판권을 확보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유통하는 업체로 2020년 매출 222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거뒀다.

황 심사역의 사외이사 선임은 한은 내부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한은은 과거 변호사·회계사 출신 경력직원들이 법무·회계법인으로 이직을 하거나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기구로 옮기는 경우는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황 심사역처럼 대기업과 금융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늘었다. 그 가운데 벤처캐피털 심사역으로 이동한 경우는 없었고, 그만큼 화제를 모았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에서 근무하다 투자 심사역으로 옮긴 경우는 드물어서 이직 당시에도 화제가 됐다"며 "당행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던 직원들이 외부에서도 역량을 키워나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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