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10월16일 (로이터) - 글로벌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올해 상반기에 1년 전보다 41% 감소한 47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15일 밝혔다.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UNCTAD의 제임스 잔 투자 책임자는 이 같은 FDI 감소의 주요 이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DI는 지난해에도 23% 줄어든 바 있다. 미국 기업들이 2170억달러를 외국 지사에서 본국으로 송금한 탓이다.
잔 책임자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감세와 중국의 경제 자유화를 언급하며 "투자의 흐름을 견인하는 것은 경기 사이클보다 정책"이라며 "전반적으로 모양새는 우울하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잔 책임자는 "가치 체인 확장에 대한 FDI의 부족이 나타날 경우 글로벌 가치 체인에도 여파가 미치며 글로벌 교역도 영향을 받는다"며 "우리가 글로벌화에서 전환기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둔화기에 있는 것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국 기업들이 투자금을 대거 빼내간 가운데, 중국이 FDI 자금을 가장 많이 유치한 나라로 등극했다. 중국으로의 자금 유입은 7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6% 늘었다.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보다 2배 많은 FDI를 끌어 들였다. 유럽으로의 자금 유입은 93% 줄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아일랜드에서 810억달러, 스위스에서 77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하지만 영국으로는 660억달러가 유입돼 중국에 이어 2위의 유치국이 됐다. 미국은 465억달러 유입으로 3위였다.
전반적으로 FDI는 둔화했지만, 그린필드 투자는 42% 증가했다. 그린필드란 해외 진출 기업이 투자 대상국에 생산시설이나 법인을 직접 설립하여 투자하는 방식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한 유형이다.
아시아 지역 그린필드 투자유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410억달러를 끌어 들였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의 프로젝트에도 투자가 급증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