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톡스600지수, 1.5% 상승하며 1주래 고점
* 광산/헬스케어/금융주가 유럽증시 지지
* 트럼프의 투자 확대/세금 인하 공약이 투심 개선시켜
* 멕시코 비중 높은 종목/재생에너지주에는 매도 압박
* 국민투표 리스크 재조성되며 伊증시는 상대적 약세
런던, 11월10일 (로이터) - 유럽증시는 9일(현지시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깜짝 승리 소식이 전해진 뒤 제약주와 금융주가 가파른 반등을 주도하며 1주래 고점으로 상승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 .STOXX 는 1.46% 오른 339.81에 장을 닫았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이날 종가는 지난달 31일 이후 최고치다. 스톡스600지수는 초반에는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에 압박받으며 최대 2.4% 하락하는 등 이날 장중 이동폭만 거의 4%에 달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1.0% 오른 6911.84, 독일 DAX지수는 1.56% 전진한 1만646.01, 프랑스 CAC40지수는 1.49% 상승한 4543.48을 기록했다.
남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대부분 하락했다. 스페인 IBEX35지수는 0.4%, 이탈리아 MIB지수는 0.1% 후퇴했다. 이탈리아 증시는 지난 6월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결정에 이어 시장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자 내달 예정된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반대 캠페인이 힘을 얻을 경우 마리오 렌치 총리와 그의 개혁 어젠다는 쇠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트레이더들은 트럼프의 회유적인 당선 수락 연설과 그의 인프라 투자 확대, 기업세 인하 등 증시 친화적인 정책이 이날 유럽증시를 저점에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스위스코트뱅크의 피터 로젠스트레후는 "증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부드러운 권력 이양 과정일 테지만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 인정으로 확실하게 마무리됐다. 트럼프는 이미 다양한 기업친화적 플랫폼을 공약했기 때문에 이를 지키기만 한다면 시장에는 극히 긍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주요 업종 중 기본원자재업종지수 .SCPP 가 6.6% 급등하며 가장 호조였다. 프레스니요와 안토파가스타, 글렌코어 등 채굴업체 주가는 7% ~ 11% 껑충 뛰었다. 원자재주는 통상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간주되는 금 가격이 급등하고, 트럼프의 재정부양책 기대감에 지지받은 기본 금속들의 랠리에 지지받았다.
헬스케어업종지수 .SXDP 도 4.6%나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앞서 헬스케어주는 클린턴이 당선될 경우 의약품 가격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약세를 면치 못했었다.
유럽의 항공·방위산업지수 .SXPARO 또한 트럼프의 당선이 유럽 주요국들의 국방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4.4% 전진했다. 트럼프는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미국의 대서양조약기구(NATO) 철수도 불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업종지수 .SX7P 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의 랠리와 동반 상승하며 1.8% 전진했다. 아울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달 금리인상 전망이 은행권의 마진 압력을 해소시켜 줄 것이라는 전망도 강화됐다. 그러나 전반적인 은행주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은행 BBVA의 주가는 트럼프의 승리 이후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 급락 여파로 5.7% 크게 밀렸다. BBVA는 유럽 은행들 중 멕시코에서 얻는 매출 비용이 가장 크다.
엑세인은 남미 국가들에 비중이 커 순익 전망이 흐려졌다는 이유로 데이트앤라일(Tate & Lyle)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했다. 테이트앤라일의 주가는 11.9% 폭락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도모하고 미국의 석탄 채굴업계를 회생시키려는 트럼프의 목표가 재생에너지 관련주에 악재가 되며 세계 최대 윈드터빈 제조사인 베스타스(Vestas)의 주가는 스톡스600지수 내 최대폭인 8.5% 급락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