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스트레스는 심화된 반면 경제는 개선
* 정치적 리스크, 프랑스 채권과 주식에 하방 압력
*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 높고 채용도 급증
파리, 3월2일 (로이터) -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금융시장은 프랑스가 격동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맞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근본 경제는 이와는 다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에 프랑스 국채 수익률은 급등하고 증시는 다른 유로존 국가들 증시보다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프랑스의 경제 전망은 상방을 가리키고 있다.
프랑스의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는 급등하고 일자리 수도 급증하고 있으며 프랑스 대기업들의 순익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간에 그는 십년래 가장 높은 채용률과 드디어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를 물려 받으며 5년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그간 경제 회생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물러나게 된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의 기업 친화적 개혁이 드디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큰 손 투자자들에게는 프랑스 자산을 둘러싸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위험회피 현상이 매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에어버스, 페르노리카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캐피탈그룹컴퍼니즈의 스티브 카루더스 투자전문가는 "시장이 프랑스와 같은 이슈
에 무턱대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을 때 우리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프랑스에는 견실한 기업들이 매우 많다. 게다가 이들의 밸류에이션은 미국 경쟁기업들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 정치적 리스크
다른 채권 및 주식 투자자들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을 초래한 포퓰리즘의 국제적 확산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
당선이 유력시됐던 프랑스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대선후보의 가족 부정채용 스캔들이 불거지는 바람에 이번 대선에서 아직 뚜렷한 1위는 없다.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4월 23일 1차 투표에서 1위로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결선에서 피용이나 에마뉘엘 마크롱 무소속 후보와 맞붙으면 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르펜은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어, 지난주 프랑스와 독일 국채 간 수익률 격차가 2012년 말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미쓰비시 UFJ 코쿠사이의 시모무라 히데오 수석 펀드매니저는 "르펜이 이길 확률은 거의 없지만, 르펜 진영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채권 투자에 있어 큰 손으로 알려진 일본 투자자들은 최근 수개월 간 프랑스 채권을 순매도하고 있다. 다만 일부 펀드들은 일본 장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국내로 시선을 돌린 탓이라고 설명했으며, 시모무라는 3월 말 회계결산을 앞두고 상당수 기관투자자들이 매도를 중단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리스크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헤징용으로 활용되던 프랑스 국채 선물로 이번 달에 사상최대 규모의 수요가 몰렸으며, 일부 주식 투자자들은 대선을 둘러싼 변동성에 헤징하기 위한 수단으로 풋옵션과 콜옵션으로 몰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월간 서베이에 따르면, 유럽 포트폴리오매니저들에게 프랑스 주식은 가장 인기 없는 투자처가 됐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 .STOXX 는 2% 오르는 동안 프랑스 증시의 블루칩 지수인 CAC40 지수 .FCHI 는 보합에 그쳤다.
하지만 프랑스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은 크게 개선되고 있다. 톰슨로이터 I/B/E/S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들의 어닝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애널리스트들의 수가 하향 조정한 이들의 수를 2015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넘어섰다.
모간스탠리는 르펜의 당선 가능성이 15%를 넘지 않는다며, 시장이 르펜 당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실물경제
시장은 이처럼 대선 불확실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재계 지도자들은 동요하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민간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월 들어 근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망치도 상회했으며, 특히 서비스부문 PMI는 강력한 내수에 힘입어 독일보다도 높았다. 오랫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제조업 경기도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4분기 일자리 수는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노동부는 구인 건수가 5년래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기업들이 올해 관리자급 근로자를 사상최대인 21만6500명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경제가 호전된 것은 지난 5년 간 올랑드 대통령이 실시한 개혁이 드디어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미라보드애셋매니지먼트의 아서 주루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간에 올랑드 대통령의 개혁 조치들은 계속해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