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2월23일 (로이터) -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들이 지난달 회의에서 정책 메시지의 토씨 하나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발표된 ECB의 지난 1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미약한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통화정책 정상화 신호를 보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당시 ECB의 판단이었다.
시장은 시행된 지 3년이 지난 전대미문의 2조5500억유로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올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록에 따르면 통화정책위원들은 정책 조정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의사록은 "이 시점에서 시장과의 소통에 변화를 주는 것은 위원들 사이에 대체로 시기상조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급작스럽고 무질서한 조정을 피하기 위해 통화정책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록은 "일부 위원들은 부양 쪽으로 편향된 정책기조를 버리는 것에 대해 선호하는 입장을 나타냈다"면서도 "하지만 그 같은 조정이 시기상조이며 보다 더 큰 자신감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지도 않다는 결론을 위원회는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필요한 경우 채권매입을 늘릴 수도 있다"는 가이던스가 최소한으로 변경 가능한 부양 편향 정책기조 메시지로 여겨 왔다.
복수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러한 부양 편향 메시지는 이르면 다음 달에 제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바클레이즈는 보다 더 보수적인 견해에서 ECB가 4월에나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부양 편향 기조를 제거하고, 이후에는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가이던스를 손대는 쪽으로 초점을 옮겨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ECB의 자산매입은 9월에 중단되고, 12월에는 첫 금리인상이 이루어진다는 전망이다.
당시 회의에서 위원들은 유로화 강세를 우려했다. 이들은 미국의 달러화 평가절하 노력이 '환율을 경쟁 우위의 대상으로 삼지 말자'는 주요 경제국들의 약 10년간의 합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록은 "정책결정자들 사이에는 최근의 유로화 환율 변동성이 불확실성의 근원이며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ECB는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한 표현은 정기적인 정책 평가의 일환으로 올 초 재검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경로에 관한 자신감이 높아질 이유는 있지만 통화정책과 관련한 인내심과 신중함의 필요성은 여전히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ECB는 오래 전부터 "2018년 초에"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변경할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하지만 정책결정자들은 아직 그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으며, 다음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그 같은 변화가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