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의 시각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런던에 설립된 중국 국영 영어 TV 채널 CGTN이 홍콩시위 보도와 관련해 편파방송 시비해 휘말렸다.
'독일의 소리(DW)' 중문판은 영국 통신관리국 오프컴(Ofcom)이 CGTN이 8월과 9월 보도한 홍콩 범죄인인도조약 반대 시위 관련 내용에 대한 불공정 보도 조사에 착수했다고 24일 보도했다.
CGTN은 홍콩 시위 관련 뉴스를 보도하면서 서방 국가의 홍콩 사태 관여를 비판하고, 중국 정부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영국 통신관리 당국은 CGTN의 이러한 보도 내용이 뉴스의 중립성 원칙을 현격히 위반했다고 판단, 사실관계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CGTN은 중국 국영 매체 중국중앙(CC)TV의 영어 뉴스 채널이다. CCTV 영어 채널로 운영되다가 2016년 '중국 환구 위성TV 네트워크(CGTN)'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2018년 6월에는 런던에 유럽 지역 본부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방송에 나섰다.
런던에 유럽본부를 발족한 후 CGTN은 유럽과 중동의 유명 방송국 출신 인재를 대거 영입하며 영향력 확대에 힘을 쓰고 있다. CGTN이 공정한 방송을 약속하고, 고액 급여를 제시하자 영국 공영 방송사 BBC, 영국의 미디어 통신 대기업 BskyB, 아랍권 영어 방송사 알자리라 등 유려 매체 출신 인력 상당수가 CGTN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국의 시각'에서 '공정한 보도'를 약속했지만 CGTN의 보도가 중국의 목소리만 대변하면서 공정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CTV 런던 지국은 올해 5월에도 영국인의 인권 침해 혐의로 영국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지난 2013년 중국에서 체포된 영국인 언론인 피터 험프리가 CCTV 방송에 출연해 죄를 자백하는 내용이 본인의 동의 없이 CGTN을 통해 영어로 전 세계에 보도된 것이 문제가 됐다.
영국 언론인 출신 피터 험프리는 영국계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컨설턴트로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2013년 불법 정보 수집 혐의 부인과 함께 체포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범죄 시인' 인터뷰가 강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영국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CGTN의 보도가 공정성과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 조사한 후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CGTN은 최근 몇 개월 진행되고 있는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해서도 '베이징'의 일방적 입장만을 전달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독일의 소리(DW)' 중문판은 CGTN의 시청률이 높지 않고 해당 채널 자체의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최근 몇 년 세계 언론과 미디어 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유력 서방 매체가 '차이나 데일리'의 유료 기사와 전면 광고를 게재한 것을 일례로 제시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다양한 영어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중국식 이념을 전파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의 소리(VOA)를 모방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소리'를 출범시켰다. '중국의 소리'는 중국 중앙CCTV, 중국 국제 라디오TV 방송국, 중국 국가 라디오TV 방송국을 통합한 영어 라디오 방송 채널이다. VOA는 중국의 소리가 세계 최대 규모의 국가 선전 '확성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CGTN 방송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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