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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과 당국 개입 변수..느슨해진 연결고리

입력: 2017- 07- 07- 오후 01:10
© Reuters.  (분석)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과 당국 개입 변수..느슨해진 연결고리

서울, 7월7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역대 최대규모를 경신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 흔적이 딱히 엿보이지 않으면서 외환보유액 수치와 당국 개입 사이의 연결고리가 이전에 비해 느슨해진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806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외환보유액은 올해 들어 모두 95억달러 늘었다.

올해 신흥국들의 외환보유액이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 및 신흥국 경기 회복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공급과 미달러 약세 심화 등에 꾸준히 늘어났고 한국도 이런 흐름을 따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 자산 규모가 24조달러를 웃돌면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1분기 글로벌 통화 공급 지수도 전년동기대비 6.6% 상승하는 등 유동성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 외환보유액 증감을 통해 당국 개입 수준을 대략 가늠해볼 수 있는 만큼 환율 조작국 지정 영향권에서 당국 개입이 줄었을 것이라는 그간의 추측들은 최근 보유액 추이를 통해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다.

▲ 외환보유액과 당국 개입..느슨해진 연결고리

한국은행은 최근 외환보유액 확대 원인을 외화자산 운용 수익 증가와 미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 증가라고 설명했다.

작년 한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의 기타통화 비중은 30% 수준으로 달러가 약해지면 전체 외환보유액 규모는 그에 비례해 커진다.

미달러 환산액이 늘어 외환보유액이 늘었다는 한은의 최근 설명은 이전과는 달리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즉 외환당국 개입에 따른 외환보유액 변동분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원화가 달러 대비 약 3.5% 절상됐던 지난해 8월부터 9월 두 달간 외환보유액은 64억달러 급증했다. 단 이 기간 동안 유로화의 절상폭은 1%에도 못 미쳤다.

다만, 올해 들어 작년과 비슷한 원화 절상률을 보였던 3월부터 5월 사이 외환보유액은 약 45억달러 늘었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유로화 절상 폭은 6% 이상이었다. 환율 변동분만을 고려하면 올해 외환보유액의 변동 폭이 더욱 컸어야 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작년 8-9월 중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 규모는 약 60억달러를 웃도는 반면 올해 3-5월에는 오히려 소폭 매도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분석은 달러 비중을 약 67%, 그 외 자산은 달러지수 구성 통화 비중과 같다는 전제에서 구한 수치로 실제 외환보유액의 외화자산 비중은 이와는 소폭 다를 수 있고, 외환운용수익도 고려되어야 한다. 다만 대략적인 개입 규모나 그 추이는 가늠해볼 수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00억달러를 기록했던 한국은행 선물환 순매수 규모는 올해 4월말 현재 417억달러로 규모 면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고 이런 추세는 상반기 동안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형태의 외환보유액으로 간주되고 있는 한은 선물환 포지션이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을 볼 때 당국의 매수 개입 활동은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작년 당국의 매수 개입 규모가 컸던 하반기처럼 올해 들어 환율이 1100원과 같은 크리티컬한 레벨을 뚫은 적은 없다.

또한 삼성선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원화가 달러 대비 2% 이상 절상됐던 올해 2월 당국은 약 18억달러를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환율 조작국 지정 영향권 안에서도 당국이 시장에서 마냥 손을 떼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전 연구원은 "미국 견제 때문에 당국의 매수 개입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다만 당국의 전략적인 관리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한 외환당국자는 "당국은 환율의 특정한 레벨을 고수하지 않고 환율 움직임은 시장에 맡기되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면 대응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변동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당국의 개입 원칙을 감안할 때 당국의 시장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리스크가 진행형인 가운데 당국이 개입 카드를 활용하는 데 보다 신중해진 만큼 시장 변수로서의 영향력은 다소 낮아졌다는 판단은 설득력이 커졌다.


(추가취재 이신형 기자; 편집 유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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