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6월20일 (로이터) - 중국의 철강 제품 수출이 올해 초반 몇개월 동안 급격하게 감소했다.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의 총 철강 수출은 342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반 5개월간 중국의 전년 대비 철강 수출 감소량은 1210만톤으로 세계 17위 철강 생산국인 캐나다의 2016년 연간 철강 생산량과 거의 비슷한 규모다.
중국의 최근 역사에서 철강 수출이 지금처럼 가파르면서 지속적 감소세를 보였던 유일한 시기는 2009년으로 그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다른 지역의 수요가 붕괴됐던 때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중국이 아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철강생산 용량 축소 프로그램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신호인가?
세계 다른 지역의 철강 생산업체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드러난 증거들은 상황이 조금 더 복잡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국 정부는 목표를 제대로 세웠으며 올해 철강 설비 축소 목표를 이미 앞서가고 있다. 국가개발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첫 5개월 동안 총 424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문을 닫았다. 이는 금년도 목표치 5000만톤의 85%에 해당된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6500만톤의 생산 설비를 폐쇄, 지금까지 모두 1억톤 넘은 생산 용량을 축소했다. 5년에 걸쳐 1억 ~ 1억 5000만톤의 생산 설비를 축소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당초 약속은 지금 잘 진행되고 있다.
유일한 문제점이라면 이 같은 생산설비 폐쇄가 철강 생산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의 4월 철강 생산은 7278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월 생산량은 7226만톤으로 전월 대비 약간 줄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4월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밝혀졌다.
이 같은 반(反) 직관적인 결과는 폐쇄된 설비들이 실제로 어떤 설비들인가와 관련돼 있다.
첫단계 생산 용량 축소는 비생산적인 설비를 대거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새로운 정책을 따라야 하는 철강 생산업체들과 지방 정부들 입장에서 손쉬운 조치다.
두번째 포커스는 유도로(induction furnace) 운영업체들에 맞춰졌다. 철강 생산의 투입 요소로 철광석 보다는 고철 조각들을 사용하는 이들 업체들은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생산한다고 자주 비난을 받아왔다. 또 대체적으로 승인을 받지 않은 업체들이며 당국 입장에서는 "불법" 기업들이다. 이런 이유로 이들 업체의 생산은 보고되지 않는다.
수백만톤의 철강 생산 설비가 폐쇄 단계를 밟고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국 생산량에 어떤 파급 효과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식 철강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은 눈으로 볼 수 있다.
브로커회사 CLSA가 추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건설용 등급의 콘크리트 보강용 강철봉 (rebar) 마진은 올해 800% 넘게 치솟아 6월 초 현재 톤당 1100위안(162달러) 선에 도달했다.
이 정도 돈을 번다고 볼 때 중국의 철강 생산업체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건축 경기와 강력한 마진이 무한정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단계에 이르면 둔화세를 보이며 철강 부문에 그 여파가 빠르게 스며들 것이다.
중국 철강 생산업체들이 충분히 빠른 속도로 공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수요 약화는 가격 하락과 마진 압력, 그리고 수출 가속화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현재 중국의 철강 수출 감소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강력한 국내 수요다. 만일 강력한 수요가 약화된다면 괴물과 같은 중국의 철강부문과 정치적 유독성이 있는 철강 수출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력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앤디 홈 칼럼니스트)
** 본 칼럼은 앤디 홈 칼럼니스트 개인의 견해로 로이터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편집 장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