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주 시민 중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들이 7월9일 주간 실업수당 신규신청에 관한 주 당국의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됨에 따라 경제지표 개선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추가 실업 보조수당이 중단된 영향으로 고용·소비지표 등 개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1주일 전에 비해 13만5000명 증가해 계절 조정치를 적용하면 11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92만3000명을 웃돌았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는 코로나 19가 본격화한 3월 말 687만명까지 치솟았다가 5월 말부터 100만명 대로 줄었다. 이후 100만 명 대를 유지하던 주간 신규 신청자는 지지난주(8월8일기준)에 97만1000명을기록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 아래로 떨어졌었다.
현지 언론들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되면서 경제 재가동에 제동에 걸려 기존 정리해고 실직자들의 직장 복귀가 중단되고 신규 해고자가 늘어난 탓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 7월 31일 종료된 주당 600달러 추가 실업보조수당이 중단된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날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8월 제조업 기업환경지수도 예상치보다 부진했다. 8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 24.1서 17.2로 하락하며 예상치 20.0을 하회했다.
미국에서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됐다. 이날 시장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1.4% 오른 104.4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1.1%(월스트리트저널 집계)를 웃돌았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지난 4월 98.8까지 추락했던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5월 3.1% 반등한 뒤 6월에도 3.0% 상승했다. 미국의 7월 경기동행지수는 1.2% 올랐고 경기후행지수는 1.0% 내렸다.
컨퍼런스보드는 "경기선행지수가 석 달 연속 상승했지만 앞선 두 달과 비교하면 회복 탄력이 둔화됐다"라며 "올 하반기 경기 회복세가 약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번 주과 다음 주 발표가 예정된 경제 지표들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에는 EU와 미국의 8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자 관리지수(PMI)가 발표될 예정이다. PMI는 물건 구매 담당 부서에서 현재 혹은 향후 경기를 좋게 보는지 혹은 나쁘게 보는지를 예측하는 지수이다. 전문가들은 전달보다 1포인트 이상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25일에는 미국 레드북 소매판매지수 발표가 있다. 26일에는 한국 9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 지수 발표가, 27일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과 더불어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다.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MUFG)의 크리스 럽키 최고금융경제학자는 "이번 회복이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라며 "정부가 보내준 현금은 소진됐다. 지금은 실물경제보다 월가가 연준의 현금살포 혜택을 더 누리며 주식 투자자들만 고공행진 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