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단위 %) 자료=금융투자협회
[인포스탁데일리=박효선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 신용공여 이자율에 대한 산정 기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가운데 증권사마다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산금리도 증권사별로 최대 3.6배 가량 차이 나는 등 제각각이었다.
◇DB투자, 4달 이상 신용거래 시 이자 가장 비싸… 소급적용 이자율 11%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소급법을 적용하는 증권사 중 4달 이상(121일 이후부터) 신용 거래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가장 높은 곳은 DB금융투자로 조사됐다. DB금융투자가 121일 이후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에게 적용하는 이자율은 11%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 금액을 말한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적용하는 방식은 체차법과 소급법으로 분류된다.
체차법은 신용공여시점부터 상환기간(△1~7일 △8~15일 △31~60일 △61일~90일 △121일~150일 △151일~180일 △180일 초과)에 따라 이자율을 다르게 적용하지만 소급법은 마지막 상환시점의 이자율을 일괄 부과한다. 소급 적용 기준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살펴본 이유다.
이를테면 DB금융투자뿐 아니라 SK증권과 상상인증권도 121일 이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11%인데 개인투자자가 3곳의 증권사에서 100만원을 3달 이상 빌린다고 가정하면 SK증권과 상상인증권에는 각각 3만원, 3만820원의 이자를 내는데 반해 DB금융투자에는 3만2548원의 이자를 내야한다. 151일 이후, 181일 이후 등 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이 같아도 실질적으로 내야하는 이자금액의 차이는 더욱 커진다.
◇케이프, 일주일 내 신용 이자율 ‘톱’… SK증권 3달 이상 가산금리 가장 높아
일주일(1~7일) 내 신용거래 시에는 DB투자증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4.9%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신용거래 기간이 짧을 경우에는 케이프투자증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8.5%로 가장 높았다.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는 단기투자자에게는 부담이 큰 이자율이다.
같은 기간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줄 때 붙이는 가산금리도 케이프투자증권이 6.3%로 가장 높았다.
91일 이후 구간부터는 SK증권 가삼금리가 8.945%로 가장 높았다. 이어 DB금융투자 가산금리가 8.59%로 뒤를 이었다.
가산금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에게 부과되는 이자가 높다는 뜻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가산금리를 많이 붙일수록 개인투자자에게서 수익을 많이 얻을 수 있다.
증권사가 가산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은 대외비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산정 근거를 알 수 없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대한 산정 방식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 “이자율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지나치게 빚을 내 오랜 기간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 투자자를 방지하기 위한 일환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투자업 규정에서 조달금리, 신용 프리미엄 등을 감안한 이자율 산정과 공시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신용공여액의 140% 이상으로 고정돼있던 신용공여 담보 비율도 담보자산별로 차등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담보물을 처분할 때 채무변제 순서가 연체이자, 이자, 채무원금 순으로 정해져 있어 투자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투자자 요청에 따라 이자(연체이자 포함)와 원금 간 변제 순서를 바꿀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세부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율 산정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잡아갈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업계 의견도 전반적으로 수용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선 기자 hs1351@infostock.co.kr